[불붙은 최저임금 1만원]최저임금 딜레마...올리자니 고용 줄고, 동결하면 소득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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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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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미만율’ 증가 vs '소득불평등' 완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고질적인 딜레마다.

올리자니 취업난에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게 된 기업 일자리가 줄고, 동결하자니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임금 수준에 근로자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약하면서 임금 수준과 인상률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노동계 1만원 인상 VS 경영계 동결 또는 한 자릿수 인상률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즉 15% 이상으로 인상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 또는 한 자릿수 인상률로 맞서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7.3% 오른 6470원, 주 40시간 근로기준 월급으로 계산하면 135만2230원이다. 최저임금은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7.1%씩 올랐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려면 연평균 15.7%를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8년 7486원, 2019년 8661원을 거쳐 2020년에 1만20원으로 오르게 된다.

연 평균 7%이던  인상률이 앞으로 3년 동안 연 15%씩, 2배 이상으로 올라가는 하는 셈이다.

경영계는 이처럼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리면 대기업을 포함해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고용을 줄이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429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 축소 29.9%, 감원 25.5% 등으로 답했다.

기업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늘리거나, 불법체류자 채용을 확대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기존 인력을 해고하거나 신규채용을 축소할 경우, 오히려 국내 근로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셈이다.

경영계는 또 ‘최저임금 미만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최저임금을 밑도는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을 말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3년 4.1%, 2014년 4.9%, 2015년 6.2%로 증가세다. 최저임금은 꾸준히 오르는데 여력이 없는 기업이 인상 수준을 감당하지 못해 임금상승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대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 등에 미치는 영향이 미흡하거나 상관관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앨런 매닝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이 완전경쟁이라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영국의 사례를 보면 최저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OECD, 한국 노동시장 최저임금 인상 권고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불평등 완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 ‘최저임금제와 빈곤율’을 보면,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에게 가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한 결과 빈곤율이 실제보다 0.5~0.8%포인트 낮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최저임금이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에서는 표본조사 기업 5000곳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는 상용직보다 임시·일용직이 많았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임대업, 사업관리·원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단체·수리·개인서비스업에서 최저임금 수준이나 이에 미달하는 근로자 비율이 10% 이상이었다. 직종별로도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직, 판매직에서 최저임금 수준 또는 미만의 근로자 비중이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구조개혁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동시장의 정규직, 비정규직간 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저임금의 범주를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경영계는 기본급과 고정수당에 상여금, 외국인 노동자 숙식비 등도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20~30% 삭감된다며 반대한다.

현재 ‘18세 이상 고졸, 미혼, 독신’을 대상으로 한 생계비 기준을 놓고도 견해가 엇갈린다.

노동계는 부양가족 전체의 ‘가구 생계비’ 개념을 도입해 4인 가구 최저생계비(165만원)가 최저임금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가구 생계비의 경우 최저임금이 아닌 근로장려세제 등 가구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보장제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맞선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자의 소득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국내 기업 중 25%가량이 실제 최저임금 영향을 받고, 영세한 소상공인이 대부분이어서 객관적인 지급 능력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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