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블루보틀 커피에 스며든 구글과 SAP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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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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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티 애비뉴 거리에 세워진 블루보틀 커피 입간판. (사진=한준호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48㎞ 떨어진 고급주택가 팰로앨토.

이곳에는 실리콘밸리의 발상지가 된 휴렛패커드(HP)가 탄생한 허름한 차고 ‘데이비드 패커드 개라지(Garage)'가 있다. 명문대 스탠퍼드대학 캠퍼스 앞을 지나는 유니버시티 애비뉴 거리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야외 테라스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니버시티 애비뉴 거리에 파란색 병이 그려진 입간판 하나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커피전문점이 있다. 바로 ‘블루보틀’이다. 블루보틀은 ‘커피업계의 애플’이라 불린다. 애플처럼 좁은 차고에서 창업했기 때문이다.

커피 스타트업 블루보틀은 기술 기업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 IT기업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구글 벤처스, 트위터 창업자 등 내로라하는 IT 거물들의 투자를 받고 있으며, 구글의 문제해결 방식을 도입하고 독일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SAP와 혁신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 SAP와 함께 창업공간 ‘하나하우스’ 운영

커피 향기에 이끌려 가게로 들어서면, 주문한 커피를 정성스럽게 내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이날 주문한 아이스라테는 내리는 데 10분 정도 걸렸다. 주문과 동시에 커피를 볶기 때문이다. 커피를 받아들고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SAP가 운영하는 ‘하나하우스(HanaHaus)'라는 작업공간이 나온다.

하나하우스는 카페 겸 커뮤니티 창업공간이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 답답했던 미국에서 놀라운 속도의 와이파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1시간 3달러로 이용할 수 있으며, 2인용 룸을 사용하려면 시간당 15달러를 내면 된다.

공간뿐만 아니라, 디자인 싱킹 워크숍,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테크 데스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싱킹은 SAP가 디자인하듯 서비스와 제품을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혁신 도출 방법이다.
 

하나하우스 이용시설을 안내하는 표지판. [사진=한준호 기자] 


이날 하나하우스에서 만난, 스탠퍼드 모자를 눌러 쓴 마이크(21)는 “시간이 나면 여기서 하루를 보내면서 아침에는 카푸치노, 오후에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콜드브루를 마신다”며 “절대로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고 말했다.

SAP 관계자는 “하나하우스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 있으며, 블루보틀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거나 하나하우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블로보틀 커피 매장 안에 마련된 창업 공간 '하나하우스'. [사진=한준호 기자] 



◆ 구글의 문제해결법 ‘SPRINT’도 도입

단거리 경기, 전력질주를 의미하는 ‘스프린트’는 프로세스 효율화로 짧은 기간에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구글의 업무방식이지만, 블루보틀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도 이 방식을 도입했다.

블루보틀은 온라인으로 원두를 판매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고객에 맞는 원두의 추천이 온라인에서도 가능할지를 스프린트 방식으로 해결했다. 스프린트 방식대로 먼저 온라인스토어를 시범적으로 만들어 이용자들을 상대로 장단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홈페이지 디자인과 텍스트의 문제점을 찾아냈고 이를 개선하면 고객이 원하는 원두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구글의 문제해결 방식을 도입한 창업자 프리먼의 마인드와 장인정신, SAP와 함께하는 혁신 문화 조성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블루보틀이 꾸준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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