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업체들, 트럼프-투자자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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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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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자동차 시장 정체와 투자자의 회의적인 시각 속에서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위기 돌파를 위해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그림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수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미국의 고용 회복을 이끈 엔진이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자리 추가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GM과 포드는 최근 수개월간 정치적 압박 속에서 약속한 일자리 확대 약속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감원을 계획 중이다.

자동차 업계 분석업체 오토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 줄었다. 4개월째 감소세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 호황이 끝났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자동차산업 시장조사기관인 LMC 오토모티브의 제프 슈스터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수요 감소와 일자리 창출 압박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환경 기준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기대했다. 기업들은 이 약속이 아니었다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약속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순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압박에 시달린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GM은 직원 4000명 이상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포드 역시 전 세계 직원 10%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일자리 확대 약속에 비해 더 많은 수준이다. GM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에서 1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1500개를 늘리겠다고 약속했고 포드는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계획을 포기하고 미시간 공장에서 일자리를 700개 늘렸다. 

GM과 포드의 주가는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GM 주가는 16일 33.42달러로 마감해 2010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포드 주가는 11달러로 3년 사이 40%나 떨어졌다.

GM과 포드는 최근 수년 동안 자사주 환매와 특별 배당금 지급으로 주가 부양을 꾀했지만 자동차 산업의 전망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마저도 별 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한 전통적 자동차는 전기 자동차와 무인차로 빠르게 이동 중이며 테슬라와 같은 신생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하다. 테슬라는 이미 시가총액으로 포드와 GM을 넘어섰다.

WSJ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재협상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일자리 추가 압박을 늘릴 수 있다면서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압박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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