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코앞으로..개혁파 로하니 vs 보수파 라이시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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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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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대선 유세장에서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이란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두 명의 보수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하면서 3파전이던 경쟁 구도가 중도 개혁파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과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의 양자대결로 급변하게 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은 15일 선거를 나흘 앞두고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라이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보수표가 결집해 라이시 후보가 현재 선두인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을 막을 수 있을지에 뜨거운 관심이 몰리고 있다.

칼리바프 시장은 성명을 통해 사퇴를 발표하면서 로하니 대통령을 부유 엘리트 기득권 '4%'로 규정하면서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는 이들을 심판할 수 있도록 보수표가 결집해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로하니 대통령이 지지율 약 45%를, 칼리바프 시장과 라이시 후보가 각각 20~25% 정도를 각각 차지했다. 만약 칼리바프 시장의 표가 온전히 라이시 후보로 쏠린다고 가정할 경우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칼리바프 시장의 지지자들이 기권하거나 일부가 로하니 대통령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정일치제인 이란에서 국가 최고지도자는 이슬람 대성직자인 알리 하메네이고 대통령은 서열 2위로 행정조직을 책임진다. 19일 1차 투표를 치르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1주일 뒤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가린다.

로하니 대통령과 경쟁하는 라이시는 전직 검사 출신으로 외부 세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행정 경험은 거의 없지만 시아파 성지를 관리는 아스탄 재단을 소유해 종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8년 그는 샤리아 재판관 중 한 명으로 당시 좌파와 반체제 세력의 집단 처형에 관여했다. 올해 초에는 하메네이의 유력 후계자로 거론된 적도 있다.

반면 로하니 대통령은 친서방 정책을 선호하는 젊은 개혁파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란 개혁운동의 상징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과 이란 유명 영화감독 아쉬가르 파라디는 모두 로하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2015년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심판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협상을 통해 서방의 대이란 제재 해제 이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핵협상이 이란 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론이 엇갈린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물가상승률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6.6%까지 회복했고 교역 규모도 4.3% 증가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 이란의 실업률은 12.4%까지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도 26%에 육박했다.

보수파 라이시는 핵협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융 제재은 해제되지 않았고 민생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공격하고 있다. 라이시 후보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핵협상을 파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안 준수를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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