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해외시장서 연거푸 ‘좌절’… 어진 부회장 경영능력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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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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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이어 중국 현지법인과 공급계약 잇단 해지로 오너 신뢰 '먹칠'

  • 현지법인 계약 위반 탓…계약 체결 전 상대방 사업능력 평가 소홀 지적 불가피

  • "귀책 사유 없어 계약 해지 손실은 전무" 해명…수년간 해외시장 성과 못 얻어

[사진=안국약품]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안국약품이 현지 법인과의 공급계약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번번이 발목 잡히면서 어진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지난해 7월 중국 의약품판매업체 ‘퍼스트드래곤’(First Dragon)과 맺은 가루형 발기부전약 ‘그래서산’ 공급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이번 공급계약 해지는 중국 업체가 선불수수료 지급 등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중대한 과실을 이유로 이뤄졌다. 이에 안국약품은 해당 계약에 대한 해지를 중국 업체 측에 통보했으며, 해지 관련 귀책사유가 없어 계약 해지로 인한 손실은 입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표면상으로는 이번 계약 해지에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안국약품이 해외시장 현지법인과의 공급계약을 해지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안국약품은 지난 3월에도 미국 업체 ‘그래비티 바이오’와 맺었던 기침가래약(진해거담제) 천연물신약 ‘시네츄라’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공급계약 역시 상대방 업체가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해지됐다. 안국약품과 계약을 맺었던 중국과 미국 기업 모두가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공급계약 성패는 계약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주 등 관계투자자에게도 중요한 판단요소다. 때문에 계약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반드시 평가·확인해야 할 기준 중 하나다.

두 차례 상대 기업 과실 문제로 계약이 해지된 것을 감안할 때 안국약품을 둘러싸고는, 상대방이 계약사항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과 함께 공급계약의 성패보다는 체결 자체에 목적을 둔 게 아니냐는 의문표가 달린다.

또 시네츄라의 경우 2013년 6월 공급계약 체결로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보됐지만 계약 해지 등으로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국약품은 계약 해지 후 미국 시장에 대한 새로운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는 상황이다.

신뢰 문제도 해결 과제다. 연이은 공급계약 해지는 안국약품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급향후 또다시 안국약품이 공급계약을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전망보다 또다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먼저 고려될 수 있다.

이번 부진은 지난해 승진으로 본격적인 경영승계에 들어간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신뢰도는 오너 중심의 기업에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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