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두 달…삼성 '경영 올스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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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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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두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잠정실적)을 거뒀지만 내부 분위기는 심상찮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이 두달째 이어지면서 투자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3년 전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기 전까지 사업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 굵직한 투자를 주도해왔다.

작년만 놓고 봐도 삼성의 M&A와 투자는 발빠르게 이뤄졌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를 인수하고,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5100억원 상당의 지분 투자를 했다.

또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사들였고,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를 품에 안았다. 대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는 글로벌 1위 프린터 업체 미국 HP(휴렛팩커드)에 매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을 무려 9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사들였다.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이 분야에 본격 발을 디딘 지 채 1년도 안 된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단숨에 전장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2월 17일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전자의 M&A와 투자 시계는 멈춰섰다. 대형 M&A나 신사업 투자의 경우 비용 등 각종 리스크 탓에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이 수조 원대 투자나 M&A를 결정할 수는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계가 4차 산업혁명으로 요동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총수의 부재로 그렇게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작업도 보류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지금으로써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도 위축됐다. 종전에는 그룹이 각 계열사로부터 분담금을 거둬들여 다양한 기부활동 등을 했으나 미전실이 사라진 이후 계열사들이 관련 비용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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