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어도를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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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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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변하기 위해 심장을 도려낼수 있는가?" 2001년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필립스에게 던져진 냉혹한 질문이다 (필립스를 버려 필립스를 살렸다, 위클리비즈, 2011) 당시 경영진을 포함한 철저한 구조조정 즉, 심장을 도려내는 수준의 대수술을 거쳐 샤프, 도시바, 소니 등 유수한 가전기업이 몰락하는 가운데에서 오늘날의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되살아났다

세계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면적의 49배에 달하는 광활한 해역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해경도 변해야 한다. 업무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현장에서의 함정·항공기 운용능력까지 새롭게 변해야 한다. 드론과 같은 신기술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적극 수용해 업무에 적용해야 한다.

최근에 동북아 안보 및 치안환경은 일촉즉발 상황이라는 기사가 잡지와 신문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현재가 6.25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만큼 한·중, 한·일 관계를 넘어 남북관계도 그 어느 때 보다 경색되어 있다.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중국의“일대일로”로 대변되는 각국의 이기주의와 패권주의는 이념과 사상, 그리고 전통적인 우방 관계를 넘어 우리사회의 새로운 자세와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그리고 아베정부는 제각기 자국의 이익이라는 잣대로 계산기를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 우방도, 기존의 약속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일 협상과정에서 한반도의 이익을 후순위로 두는 소위 “코리아 패싱”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북한은 ‘핵무기 외줄타기’를 하고 있고, 우리는 대통령 구속이라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다. “세상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배운 경험과 지식을 미래에 적용하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2014)와 허베이 스피리트 사고(2007)를 통해서 우리가 바다에서의 안전을 배웠다면 작금의 미국,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패권주의를 통해서 우리는 안보를 생각해야 한다. 어제와 같은 내일을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내일은 내일의 논리와 사상과 기술로 무장해야 한다.

작년 한해 우리 제주해역에는 28척의 중국 관공선이 출현했었다. 이들 대부분은 이어도 주변해역을 살피고 돌아갔다. 한편 제주해역을 침범하여 불법조업한 중국어선 57척을 나포하여 처벌하기도 하였다. 2017년 올해도 현재까지 4척의 중국 관공선이 출현했다. 제주해경은 중국 관공선인 경우 항공기와 연계, 선박통합관리시스템(CVMS)과 레이다 등을 이용하여 진입초기에 탐지하고, 단순 항행 목적이 아닌 이상 조기에 우리해역 외측으로 강력히 퇴거시킨다는 전략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바다는 우리의 영토이자 자원이고, 환경이자 역사다 그리고 우리의 국경이다.
해양경찰이 관할하는 제주해역은 제주도의 49배나 되는 광활한 면적이다. 게다가 제주도 남방해역, 즉 동중국해는 한·중·일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해역이다. 그러기에 제주를 중심으로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냉철한 상황판단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제주 동방으로는 후쿠오카, 나가사키, 가고시마 등이 있고, 남방으로는 도리시마, 오키나와 그리고 센카쿠열도 등 일본령의 유·무인도에 의해 징검다리형태로 위치해 있다. 제주 남서방으로는 샹하이, 서산따오, 닝보, 푸저우, 타이완 등 중국계 도시나 섬을 마주보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상황에서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와 이어도 해역에는 이 시각에도 해양경찰은 함정과 항공기를 통해 눈을 크게 뜨고 첨병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어도를 바라보면서, 우리 1000여명의 제주해양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하여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총욕불경(寵辱不驚)의 자세로 우리 제주해역을 굳건히 사수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윤성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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