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배우 한재석의 자신감…“SNL코리아 내 인생 최고의 정점, 절대 뗄 수 없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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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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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 장세종 역을 연기한 배우 한재석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한재석의 정극 연기 시작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사실 대중들이 그를 접하고 알게 된 건 2014년 ‘SNL코리아’를 통해서다. 그는 ‘SNL’의 콩트 연기를 통해 연기자로 본격 데뷔한 신예 배우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SNL코리아’의 한재석으로 기억하고 있다.

“SNL로 데뷔하기 전 20살에 재수를 해서 학교를 들어갔는데 갑자기 가세가 좀 기울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빨리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에 수많은 오디션을 대학 때 보러 다녔고 아이돌 소속사에서 2년동안 하다가 팀이 잘 안돼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죠. 오전에는 카페 아르바이트 오후에는 광고 에이전시를 돌면서 미팅을 보러 다니기도 했고요. 그러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이 SNL코리아 오디션을 권유하셔서 하게 됐죠. 사실 제가 웃긴 사람은 아니거든요.(웃음)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학구열이 넘쳤는데 제가 절박했고, 집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SNL 오디션을 볼 때 ‘웃기느냐’는 질문에 ‘웃긴 연기는 잘 할 수 있다’고 했고, 그게 눈에 띄었나봐요. 그때 영화 ‘타짜’의 고니 역할을 패러디 해서 어린 패기로 밀어 부쳤죠. 아무래도 제작진 측에서 제가 쫄지 않고 덤비는 모습이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에요.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작용해서 SNL로 처음 데뷔하게 됐습니다.

한재석은 ‘SNL코리아’ 일곱 번째 시즌 후 하차했다. 그와 함께했던 신동엽, 정성호, 권혁수 등은 여전히 SNL코리아의 크루로 몇 시즌에 걸쳐 이끌어 오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한재석의 하차에 시청자들은 많이 아쉬워했다. 그의 하차 이유도 궁금했다.

“사실 SNL코리아를 하면서는 회사 없이 혼자 했어요. 여러 회사들과 미팅하면서 이 회사와 함께 하겠다고 하고 회사 분들과 엄청 많은 고민을 했어요. 계속 SNL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요. 제 스스로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요. 그러다 세 시즌을 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으로 들어가자고 하시는데 그런 제 모습을 어느 순간 안주하고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이걸 하고 있으니 알아봐주시니까, 괜찮겠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제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배우로 애초에 시작하기로 했으니 이 시기에 나를 케어해줄 수 있는 회사가 나타났고 도전해보고 덤벼야 할 때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SNL 국장님과 PD님과 이야기를 나눴고, 언젠가 다시 돌아와주면 고마운거라고 하시면서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셨죠. 기분 좋게 하차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웃음) 제게는 정말 고마운 곳이에요. SNL은요. 저를 많이 가르쳐 주셨거든요. 신동엽, 김민교, 정성호, 안영미, 정이랑, 강유미, 이세영 선배님들 모두 감사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분들이에요. SNL에 있어서 저는 절대 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SNL의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나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 이미지는 제가 오히려 더 좋아해요. 많은 배우 분들이 그랬듯, 처음엔 코믹하게 가다가도 본인의 연기에 따라 또 평가가 달라지잖아요. 저 역시 그런 부분은 풀어가야 하는 숙제라 생각하고, 저를 SNL의 한재석으로 봐주시는 분들은 저의 연기를 재밌게 보셨거나 인정을 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일이에요. (웃음)”

우연한 계기로 도전하게 된 SNL코리아에서 코믹 연기를 능숙하게 해낸 한재석은 사실 악역에 자신 있는 배우라고 말하며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간 우리가 봐왔던 한재석과는 완전 다른 느낌의 연기다.

“사실 과거 SBS 단막극 ‘너를 노린다’에서 악역을 했었어요. 물론 피를 보는 악역이 아니었지만요. 그 역할이 너무 좋았어요. KBS ‘전설의 셔틀’에서도 일진 악역이었는데, 모든 스탭 분들이 제게 그때 하셨던 말씀이 ‘얘는 진짜 싸가지가 없거나 연기를 잘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하셨죠. 저 싸가지 없진 않아요. 하하하.”
 

지난 14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 장세종 역을 연기한 배우 한재석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무얼하든 자신감이 넘치는 한재석은 어릴 적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마수리’를 보고 연기자의 꿈을 키웠단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음악, 패션 같은 예술계에 종사하셨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잠재 돼 있던 끼가 있었던 것이다. 될성부를 떡잎이었다.

“사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영화감독이 될 거라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영화를 중독 수준으로 봤거든요. 주말에는 영화를 꼭 보고 잤고, 없을 때는 비디오를 빌려보고 그랬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영화를 빌려보기 시작하고 난 뒤에 500편이 넘어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모두 제가 영화감독이 되실 줄 아셨나 봐요. 솔직히 그땐 영화의 연출을 본 게 아니라 연기를 본거였어요. 하하하. 처음엔 그저 호기심에 재밌겠다고 연기를 본게 어느 순간 연기를 하고 싶단 마음을 먹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보는 영화들은 ‘내가 연기를 저렇게 할 수 있을까?’였죠. 그렇게 막연하게 꿈을 키웠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연기자의 꿈을 이룬 한재석은 연기도 늘 열정적이게 참여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꿈은 이뤘지만 짝사랑엔 실패한 ‘내성적인 보스’ 속에서의 장세종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일과 사랑 둘 중 한 개를 꼽으라면 어떤 걸 꼽겠냐고 말이다. 대답은 의외였다.

“저는 사랑이요. 저는 배우로 성공하고 연기도 잘하고 싶지만 그 성공 이후에는 꼭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 부모님, 사랑하는 아내의 부모님과 함께 끈끈하게 살고 싶은 게 저의 최종 목표거든요. 그만큼 저는 가족과 사랑이 중요해요. 물론, 저의 목표는 둘 다라고 할 수 있지만 굳이 하나만 뽑자면 사랑입니다.(웃음)”

제대로 연기를 한 건 이제 겨우 2년차다. 그러나 한재석에게는 그 이상의 내공과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그저 뜬구름 잡는 자신감이라거나, 어이없는 자만심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꾸준히 한 단계씩 성장해온 배우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그가 보여줄 진심 어린 연기는 우리가 한재석을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연예인 같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친근한 배우요. 연예인이라서 꾸미는 게 아닌 인간 한재석으로 살고 싶습니다. 사실 배우는 연예인이고, 포기해야 할 것도 있고 가져가야 하는 것도 있지만 본질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요. 저희 친 누나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저희도 일반 사람들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보여지는 직업이고, 그래서 대중 분들이 눈여겨보시니까 조심스러워지는 게 많은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게 아니면 자연스럽게 돌아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연예인 친구가 많이 없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인간 한재석으로 잘 살고 싶습니다. 제가 연예인이 됐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지난 14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 장세종 역을 연기한 배우 한재석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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