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선출마 거론은 성급…당 떠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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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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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남도청 서울본부에서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 여의도 서울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10개월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묵묵히 견뎌왔다"면서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業報)라고도 생각했다"고 지난 시간들을 토로했다.

또한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홍 지사가 무죄 선고를 받을 경우,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을 점쳐왔다. 이날 홍 지사의 발언도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표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선 출마의 여부를 묻자 그는 "지금으로서는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탄핵의 가부 여부도 진행되고 있고, 대선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홍 지사는 그러면서도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온 분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슬롯머신 기계 앞에 서서 10센트를 넣고 100만 달러를 기대하는 모습들"이라며 "지혜가 있는 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원권 정지 상태인 상황에서 당을 옮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대답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사당이라면 진작 짐을 쌌지만 이 당은 이 땅 우파진영의 온상이어서 쉽게 떠나기가 어렵다"며 "정치를 시작하고 난 뒤 당의 이름만 바뀌었지 이 당을 떠나본적이 없다"고 당을 옮기는 데 대해서는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홍 지사는 "박근혜정부 4년을 견디면서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보다 더욱 힘들게 이겨냈다"면서 "이 정부의 일부 양아치같은 친박(친박근혜)들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주도해 내 사건을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성완종 사건의 본질은 2012년 일부 친박(친박근혜)의 대선자금 문제"라며 "내 사건을 만들어야, 친박 일부의 대선자금이 묻힌다"고 자신이 친박의 비리를 덮기 위한 희생양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친박을 향해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날선 표현을 한 홍 지사는 "무슨 친박에 이념이 있나, 이념도 없이 그냥 국회의원을 해보기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 치맛자락을 잡고 있던 사람들"이라며, "친노는 이념으로 뭉쳤기에 부활할 수 있지만, 이념이 없는 집단은 정치 집단이 아니라 이익 집단이다. 이익이 없어지면 당연히 붕괴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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