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재심' 실화라는 공분, 드라마라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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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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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에서 변호사 준영 역을 맡은 정우와 현우 역의 강하늘[사진=오퍼스픽쳐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변호사 준영(정우 분). 그는 거대 로펌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료 변론 봉사를 펼치던 중, 택시기사를 살해한 죄목으로 10여 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현우(강하늘 분)를 만나게 된다.

현우는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지만 경찰·검찰의 합심으로 범인의 누명을 쓰고 만다. 준영은 현우의 이야기에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판단, 재심을 요청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수록 준영은 정의감에 사로잡히고, 현우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을 느낀다. 현우 역시 세상과 법에 대한 불신을 떨치고 다시 한번 희망을 찾아보려 한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제작 이디오플랜·배급 오퍼스픽쳐스 CGV아트하우스)은 증거 없는 자백만으로 목격자가 살인범이 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한 택시기사가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으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경찰·검찰의 거짓을 밝혀내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이다.

영화는 실화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되 허구의 인물과 서브플롯을 배치해 더욱 드라마적이고 호소력 짙은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실제와 허구를 매끄럽게 연결, 이야기가 틈 없이 밀도 있게 구성됐다.

실화영화의 힘은 세다. 광주인화학교 인권유린 사태를 담은 ‘도가니’를 비롯해 부림 사건을 소재로 한 ‘변호인’, 한 남자의 억울한 호소가 깃든 ‘부러진 화살’ 등 많은 실화 소재 영화들이 국민의 공감과 공분, 감동을 끌어냈다. 영화 ‘재심’ 역시 마찬가지. 앞선 실화 소재 영화들의 궤적을 함께하며 허술하게 마무리된 사건들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하지만 ‘재심’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궤를 달리하며 영화로서도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안긴다. 살인사건이 아닌 재심에 중심을 기울여 그 사건으로 인해 한 인물이 얼마나 피폐하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절절하게 그려낸다.

또 현우와 어머니 순임과의 관계, 현우와 준영의 관계 등 인물 간에 벌어지는 심리적인 묘사와 변화에 관해 섬세하고 촘촘하게 짚어냈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일품이다. 변호사 준영 역의 정우는 그야말로 인생 연기를 펼쳐냈다. 관객들에게 또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그는 섬세한 심리 표현과 표정 연기 등을 구사해낸다. 관객의 공감과 공분을 더 할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쥔 관객의 눈인 만큼 훌륭한 연기로 시선을 끈다.

현우 역의 강하늘 역시 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뛰어난 캐릭터 해석 역시 인상 깊다. 무엇보다 두 남자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건 역시 현우의 어머니 순임 역을 맡은 김해숙.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고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입체적이고 절절하게 그려냈다. 영화 말미에는 김해숙의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오늘(15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9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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