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건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블랙리스트’ 올라..."발주처 '갑질'에 수주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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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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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C 파이프라인' 손실 클레임으로 '미운털'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Kuwait Oil Company)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 사업장에서 손실을 본 현대건설이 소송 등 클레임을 제기해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14일 관련 업계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KOC는 최근 자사 계약을 위반한 50개 업체 명단을 발표하고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블랙리스트에는 독일 태양 에너지 장비업체인 위트솔라(Witt Solar AG), 쿠웨이트의 ABJ엔지니어링, 알-아브라즈 홀딩스 등과 함께 국내 건설사로는 현대건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2010년 KOC로부터 수주한 ‘오일 및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공사(14억585만달러)’에서 대규모 준공 손실이 발생하자 소송 등을 통해 클레임 타결을 추진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 실제 현대건설은 2014년 해당 사업을 준공하면서 600억원 이상의 추가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KOC 자말 자파르(Jamal Jaafar) 회장은 “그간 함께한 사업에서 과실이나 지연 등 계약 위반 사항이 발견된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라면서 “이들이 위반 사항을 적절하게 시정하고 성과가 개선될 시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의 블랙리스트에 오름에 따라 향후 현지에서의 수주 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KOC는 쿠웨이트 에너지국 산하인 쿠웨이트석유공사(KPC)의 자회사로, 쿠웨이트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국 내 가장 큰 석유회사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인 KNPC가 발주한 15억달러 규모 ‘아주르 LNG터미널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등 최근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중동 수주 지속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기존 사업장 손실이 발목을 잡아 국영 회사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현지 내 이미지는 물론, 신뢰도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OC가 1936년 설립된 국영 기업인 데다, 현대건설은 2012년 수주한 ‘자베르 연륙교’ 공사 과정에서도 공기지연과 구조물 부실 등 문제가 발생해 향후 쿠웨이트에서의 수주 활동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업장에 다른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고 단순 손실에 따른 소송으로 발주처에서 압박용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 같다”며 “기존 사업장이나 향후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10년 현대건설이 수주한 '오일 및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공사' 위치도. [이미지=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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