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조' 현빈, 장르의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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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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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임철령 역할을 열연한 배우 현빈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 현빈(35)은 중첩되지 않는다. 스크린 데뷔작인 ‘돌려차기’를 시작으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과 영화 ‘만추’, ‘역린’에 이르기까지. 늘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몰두해왔다. 장르를 세분하고 변주해온 그는 장르·캐릭터·연기까지 어느 한 분야도 중복되는 구간 없이 13년을 달려왔다.

1월 18일 개봉한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제작 ㈜JK필름·배급 CJ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가 남북 최초 공조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속에서 현빈은 특수 정예부대 출신 북한형사 림철령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다른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이미 맨몸 액션, 승마, 활쏘기 등 다양한 액션 연기를 소화해온 그이지만 본격적인 총격 액션은 이번이 처음. 현빈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림철령을 연기하기 위해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면면을 꺼내 들었다.
 

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임철령 역할을 열연한 배우 현빈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태권도며 복싱까지. 끊임없이 작품 속에서 어떤 액션을 선보였는데, 총을 쏘는 액션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비중 때문에 그런 건지, 다들 ‘첫 액션’이라 불러주시더라고요. 액션은 맨몸 액션, 총격 액션 가릴 것 없이 다 힘들어요. 원체 위험한 분야고 자칫하면 부상까지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이번 작품은 위험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내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요.”

카체이싱부터 와이어, 격투, 총격신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뛰어넘는 액션들은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무색할 정도로 강도 높았다. 특수부대 출신다운 능숙한 액션을 선보여야 했고, 화려한 만큼 “부상에 대비해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종합적인 액션을 선보이긴 하지만, 캐릭터적인 면에서 레퍼런스를 참고할 건 없었어요. 다만 액션을 중점적으로 보기 위해서 본 시리즈나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를 봤었죠. 철령은 특수부대 출신이니까 살상용 격투가 많잖아요. 더 사실적이고 힘 있어 보일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했어요.”

섬세하고 사실적인 액션에 중점을 맞췄지만, 철령은 단순히 액션을 과시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는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동료들을 잃었고 범죄조직 리더이자 원수인 차기성(김주혁 분)을 맹목적으로 쫓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말수가 적은 철령인 만큼 이 섬세한 감정선을 액션에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술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예컨대 뒷골목에서 건달들과 싸울 때의 액션과 차기성과 대립할 때의 액션이 전부 다르게 느껴지길 바랐죠. 액션에 있어서도 철령의 감정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술 감독님 역시 제 생각을 받아들여 주셨고, 멋진 액션을 만들어주셨죠.”
 

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임철령 역할을 열연한 배우 현빈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적은 대사량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적은 대사와 액션에 담긴 감정”은 현빈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였다. 그는 기존에 보여주었던 면면들과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기를 바랐고, 철령으로서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연기 방법을 보여줄 수 있었다.

“대사가 적어서 더 흥미로웠어요. 행동으로서 보여주자고 생각했죠. 북한어를 쓰는 것도 제게는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이전과는 다른 연기 결을 보여드리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죠. 평소 연기하던 것도 한 톤 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하하하. 오히려 ‘멋있어 보이려는 역할’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철령의 감정이 가장 북받쳤던 것은 진태의 가족들과 만났을 때였다. 진태의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는 장면은 “철령이 그토록 원했던 그림”이었으니까. 현빈은 밥 먹는 신을 찍을 때마다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털어놨다.

“단란한 가족들의 모습은 철령에게 이질적이기도 했고 또 그가 가장 원했던 이상적인 모습이었어요. 그 안에서 며칠을 보내야 하는 것이 슬프기도, 낯설기도 했죠. 철령의 가족들과 얽히면서 하나씩 감정이 풀어지는 것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어요. 철령을 관객에게 설득시키는 것에 한몫하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영화 '공조'에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임철령 역할을 열연한 배우 현빈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차곡차곡, 단단하게. 현빈은 철령의 감정을 쌓아나갔다. 이러한 철령의 감정을 끌어내는 것에 도움을 준 건 파트너 유해진이었다. 그는 유해진에 대해 “똑똑한 배우”라 칭찬하며 “모든 애드리브는 단순한 애드리브가 아니라”고 추켜세웠다.

“유해진 선배님은 완벽히 그 인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세요. 상황에 대해 적확하게 이해하고 계시죠. 선배님과 함께 철령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어요. 선배님이 아닌 진태를 대한다고 생각하니 저 역시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왔던 것 같아요. 특히 자동차에서 수갑을 차고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하하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말수 적은 특수부대 출신 철령을 연기한 현빈은 곧 말 많은 사기꾼으로 돌아온다. 장창원 감독의 ‘꾼’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현빈은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기만”을 기도했다.

“‘꾼’ 역시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도 편안히 웃고, 즐길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공조’의 철령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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