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국민연금에 떠는 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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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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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자산운용업계가 수장을 잃은 국민연금 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의사결정이 지체될 경우, 자산운용사도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선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문형표 이사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점이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시절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지난 3일부터 이원희 기획이사가 문 이사장을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기획이사는 직무대행의 사유가 사라질 때까지 이사장 직무를 대행한다.

지난해부터 기금운용본부의 주요 인력들이 대거 이탈한 점도 기금운용 업무에 적지 않게 지장을 줄 수 있다.

다음 달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전주 이전을 앞두고 직원 이탈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전주 이전 결정 후 이미 회사를 그만뒀거나 떠날 예정인 인력은 3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을 끝낸 후 6개월 안에 계약이 끝나는 기금운용 전문인력도 총 215명 중 50명에 달한다.

국민연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 직원들 중 가족과 함께 전주로 내려가는 비중은 15%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15%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비자발적인 '기러기' 생활을 해야 할 처지"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 옮길 회사를 확정하지 못했을 뿐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이 상당수 되고, 이에 따른 직원 이탈은 전주 이전 뒤에도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사장까지 구속되면서 기금운용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지체되고, 관련 프로세스가 올스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측은 기우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의 기금을 위탁받아 수년째 운용하고 있는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에도 일주일에 최소 두세 차례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하고 있는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대 연기금인 만큼 조직 구조와 업무 처리에 있어서 흔들림은 없어 보였다"며 "기금운용 집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은 기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국민연금의 상장사 주식 보유액은 102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5% 이상 대량 지분을 투자한 상장사는 279곳이며 이중 58곳은 10대 그룹 상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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