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내년 산업 전체 ‘흐림’… ICT‧철강 등 소폭 개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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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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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 전체 기상도는 다소 흐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업종별 전망은 각 경제연구소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다만 조선업의 경우에는 내년에도 개선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는데 공통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대내외 불확실성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경기 안정화 및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개별 주력 산업의 경기 국면과 특징을 고려한 산업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과 수출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다”며 “건설업에 대한 선제 대응을 통해 건설경기 연착륙을 위한 집중과 더불어 국내외 산업지형 변화에 대응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중장기 산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CT‧자동차‧철강 ‘맑음’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산업 전망'에서 ICT와 자동차, 철강, 기계산업은 소폭이나마 회복세를 전망하면서도 건설과 석유화학 분야는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주가뭄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ICT 분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 및 수출 증가로 선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3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내년도 산업전망'에 따르면 국내 산업 중 유일하게 파란색 불이 켜진 곳은 반도체라며 내년 전망을 밝게 봤다.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지금은 수요층이 한층 다양해졌다"면서 "공급에 의해 경기 사이클이 결정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 체제가 확고해 이전과 같은 심각한 공급과잉이 재발할 우려는 낮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부문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소형 SUV와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 여부에 따라 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자동차 산업과 관련, 수출에 있어 긍정적인 시장환경을 예상했다. 이는 미국과 신흥국의 경기회복으로 생산과 수출이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산업연구원은 소형 SUV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의 내수 활성화 지원 정책 종료와 경기 부진 지속으로 내수 판매는 감소세를 점쳤다.

반면 하나금융연구소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원화 가치 상승, 과잉생산 등에 따라 자동차 산업이 확연한 개선세로 돌아서긴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철강과 기계부문도 소폭이나마 회복세가 점쳐진다. 이는 중국의 과잉공급 문제가 다소 완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그리고 수출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국내 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석유화학 전망 엇갈려
올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온 석유화학 분야는 내년들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석유화학 분야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원가 인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약화돼 수익성에 있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와 자급률 확대 등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돼 후퇴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석유화학 자급률은 2010년 65% 에서 올해 80%대로 상승한 상태이며 오는 2020년에는 9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에 있어서도 국내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전방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 경기의 부진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달리, 하나금융연구소는 석유화학부문이 내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국제유가의 상승이 예상되긴 하나 여전히 배럴당 50달러 대로 과거대비 낮은 수준이고, 석유화학 제조원가 하락으로 경쟁력이 오히려 상승할 것이란 평가다.

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효자 품목인 에틸렌이 내년에도 수요증가분이 공급증가분을 상회하는 안정적인 수급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내년 실적은 개선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 제품 스프레드 개선, 에틸렌계 제품 판매 증가로 주요 업체들의 매출액은 전년비 2~3% 증가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설업은 내년부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공공·토목 부문 수주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과 금리 상승 가능성 확대 등으로 부진한 환경이 전망된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건축수주는 아파트 분양 감소, 금리상승 우려 등으로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부의 SOC 투자예산이 지난 2008년 이후 최저치인 21조8000억원으로 줄면서 토목수주도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아파트 분양물량 축소와 금리상승, 주택금융 규제강화 등으로 국내 건설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선업, 올해 이어 내년도 ‘흐림’
올해 수주가뭄으로 몸살을 앓아온 조선업 날씨는 각 경제연구소마다 공통된 예보를 내놓았다. 바로 ‘폭우’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조선업은 수주 침체와 구조조정 등으로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는 상태다. 내년에도 국내 조선업은 선박 건조 시장 부진,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으로 신규 수주와 수출 등에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신규 선박의 수주량이 2016년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과거와 비교해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도 상선 발주의 침체국면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상선 수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중·일 조선소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자국발주 물량 비중이 많은 중국및 일본과 달리,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가 감소하면서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간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의 신조선가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당분간 조선사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여전히 잠재적인 리스크로 남아 있으며 향후 계약 변경, 인도 등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국내 경제 ‘상저하고’ 전망
이런 가운데 내년 국내 경제는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 기조와 연준의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 둔화폭 확대 가능성 등이,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여파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소폭의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년보다 소폭 낮은 연간 2% 내외의 증가세를 예상했다. 이는 유가 반등에 따른 소득 증가세 둔화, 가계부채 부담, 구조조정 여파 등이 이유다.

설비투자는 수출 부진의 완화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를, 건설투자는 전년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규제 등에 따라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은 세계경제의 소폭 개선과 유가 반등에 따른 단가 하락세 진정 등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나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내년 수출은 2.1%, 수입은 3.6%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약간 줄어든 857억 달러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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