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⑮] 놀부, '별 볼 일 없는' 사업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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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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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놀부 CI]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보쌈 사업으로 시작해 종합 외식 프랜차이즈로 거듭나고 있는 ㈜놀부가 사업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놀부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61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34% 뛴 19억원을 기록하며 체질개선에 성공했지만 주요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국내외 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놀부는 총 13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활약이 없다. 두 브랜드를 제외한 브랜드의 매장수는 모두 50개 이하(지난해 기준)다.

놀부항아리갈비, 놀부 맑은 설렁탕 담다, 벨라빈스커피는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놀부유황오리 진흙구이, 차룽반점, 놀부숯불애장닭, 레드머그커피 등은 매장수가 한 자릿수에 불과해 사실상 브랜드 확장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놀부가 2012년 모건스탠리 PE에 인수된 후 내실보다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11년까지 놀부의 브랜드는 5개에 불과했지만 2012년 6개, 2013년 8개, 2014년 11개, 지난해 13개로 브랜드가 꾸준히 늘어났다.

통상 가맹본사가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때는 주력 브랜드와 연계된 신규브랜드를 론칭한다. 메뉴 구성, 매장 운영, 업계 트렌드 등 외식 브랜드에 필요한 노하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부는 '한식 브랜드'라는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연관성이 없는 커피, 치킨, 분식 등을 잇따라 론칭·인수했다.

해외 사업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1990년대 초반, 일찌감치 시작한 해외진출은 아직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첫 진출지였던 말레이시아는 물론이고, 2006년 진출했던 일본에서도 모두 철수한 상태다. 현재 해외 매장은 20여개에 불과하다.

해외 진출 역시 사모펀드 인수 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 상하이에 한정된 해외 사업을 장쑤성 등 2선 도시로 확장하고, 홍콩·말레이시아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애초 올 목표였던 매장 100개 운영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20여년 전부터 계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놀부가 대한민국 대표 한식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외형만 키웠을 뿐 내실은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로 거듭나려는 욕심에 자칫 대표 브랜드마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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