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소비심리에도 우울증 가져온 '최순실' 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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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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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온유 기자]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소비심리가 또다시 위축됐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4.5% 줄어들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기 악화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는 패션업계다. 의류 품목을 필수재로 보기 어려운 데다, 추가적인 의류 구입은 오히려 사치 소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가계의 올 3분기 의류·신발 실질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 3년 6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과거 섬유산업으로 명성을 떨쳤던 한국 패션업계의 얼굴이 어둡다.

더욱 암담한 소식은 당분간 국민이 소비를 늘릴 생각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소비자심지지수(CSI)가 올 10월 80으로 지난 9월 83보다 3포인트나 떨어졌다고 밝혔다. 취업기회전망CSI와 임금수준전망CSI 역시 하락해 암담한 소비 심리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의류는 소비 심리 상태와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말했듯 의류는 반드시 연속적으로 사야하는 물이나 쌀과 달리 사치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사치재를 구매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증가폭을 보인 내의 판매량은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들은 일명 '순실증'까지 걸리고 말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국민을 엄청난 실망감에 빠뜨리면서 일종의 집단 우울증에 빠지고 만 것이다.

게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키워드는 '원칙'이나 '약속', '신뢰' 따위였다. 비리 의혹이 불거질수록 국민들의 배신감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도 불거졌다. 최순실 일가를 위해 재벌들이 내놓은 수십억대의 돈, 유명 대학들의 무리한 학칙 변경, 말 구입 등 직업적 지원 등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더욱 무기력해졌다.

국민이 향후경기, 취업기회, 임금수준 전망을 비관적으로 예측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순실씨는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 신발을 신고 검찰청에 입성했다. 함께 입은 외투도 몽클레어다, 들었던 가방이 토즈다 라는 둥 소문도 무성하다.

최씨는 열심히 일해도 사기 어렵던, 사고 싶어도 참아야 했던 고급 의류로 무장했다. 그녀가 무장해제될 때 꽁꽁 얼었던 소비 심리가 서서히 풀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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