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마트, 식당에도 로봇…서비스 산업 자동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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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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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우스] 미국 유통업체인 로우스가 매장에 배칠할 예정인 고객 보조 로봇인 로우봇.


아주경제 윤은숙 한준호 기자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제조업 공정에 투입되는 산업용 로봇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서비스 로봇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로봇·자동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력부족을 겪는 싱가포르에서도 병원, 식당 등에서 로봇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일본에서는 고령화 시대 간병인력 부족의 대안으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미국 유통업계 로봇 경쟁…쇼핑안내 로봇·자율주행 카트 

최근 미국 특허청은 지난 3월 월마트가 신청한 '모터 이동장치'에 관한 특허기술을 공개했다. 월마트가 개발한 것은 이른바 '자율주행 카트'다. 카트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쇼핑객들은 카트를 끌러가고 되돌려 줄 필요가 없어진다. 월마트는 앞으로 이 카트를 보다 발전시켜 재고관리, 매장 정리, 상품 검색 등 다양한 용도로 쓸 계획이다. 

또다른 미국 유통업체인 로우스(Lowe's)는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11개 지점에 다국어가 가능하고 자동화된 고객보조 로봇인 로우봇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은 상품을 말하거나 터치스크린에 글자를 입력하면 센서를 활용해 상품이 있는 곳으로 고객을 안내한다. 이동하면서 위치 정보기반의 특별 할인 이벤트를 스크린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호울 푸드의 365 매장은 아이패드를 배치해 상품 정보를 제공하거나, 음식의 무게를 재거나 가격을 스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자동화와 로봇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월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기반 업체들은 고객의 쇼핑환경 개선에 노력을 하고 있다. 

자동화는 중요 고객층인 젊은 소비자들을 끄는 데도 효과적이다. 미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기업인 프리시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8살에서 24살 사이의 응답자 3분의 1에 해당하는 이들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호했다. 

기업들은 임금상승이 지속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자동화와 로봇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까지 미국의 전체직업 중 6%를 로봇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조사 업체인 포레스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보도한 적도 있다. 

◆ 고령화 시대 대안으로 부상…싱가포르·일본 등 적극 지원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지속되는 싱가포르는 서비스 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각종 규제 탓에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힘들어 서비스 산업에서의 인력확보가 어렵다.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는 식당, 병원 등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도입하도록 지원을 늘리고 있다. 아울렛 피자헛 같은 기업들은 주문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맡아 인력이 한 명도 필요없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중소기업들의 로봇 도입확대를 위해 앞으로 3년간 4억 5000만 싱가포르 달러를 지원한다. 

노인인구가 많은 일본 역시 로봇산업에 적극적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초에 '신 로봇 전략'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간병 분야에 500억 엔 규모의 사업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간병 로봇은 환자의 이동을 돕거나, 재활훈련을 보조하는 로봇들이 주를 이룬다.

올 초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후지게이자이는 2021년 일본의 간병·복지 로봇 시장이 155억 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는 2015년의 16억 엔의 약 10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또 고령자용 커뮤니케이션 로봇 수요도 점차 늘어 오는 2021년에는 그 시장규모가 2014년의 3.4배인 17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로봇산업을 19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해 집중·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14년 국내 로봇 생산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매출 기준으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권이다. 특히 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청소로봇이 64%로 압도적이며, 교육용로봇과 의료로봇, 국방로봇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핵심 로봇 제품군은 부족한 상황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장,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핵심기술을 개발해 수요창출과 제도개선 등 전략적인 지원을 통해 로봇 산업에 대한 민간의 개발과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물론 서비스 분야의 로봇산업은 아직 산업 쪽에 비해 규모와 성장면에서 모두 뒤지고 있다. 국제로봇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로봇의 판매량은 24만 8000대에 달한다. 그러나 서비스 분야의 로봇의 판매량은 2014년에 2만 4000대로 이는 전년도의 2만 2000대에 비해 2000대만 늘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서비스 산업에서 로봇이 맡는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더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을 뿐만아니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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