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옥바라지 골목의 뼈아픈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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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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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조합과 옥바라지 골목 보존 대책위원회(대책위) 측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져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간 양측이 어려운 협의과정을 거쳤지만 결론적으로 좋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서울시 관계자)

옥바라지 골목으로 불리는 무악2구역 일대는 그동안 이 골목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위원회와 미합의 주민들이 재개발 조합들과 갈등을 빚으며 3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26일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사업 공사 재개 소식을 전하는 내내 옆구리를 문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3개월 간 중단된 공사로 피해가 커진 조합 측이 이렇다할 협의없이 지난 22일 철거공사를 재개할 것을 통보하고 철거작업에 들어가자 서울시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서 공사를 중단케 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관계자들간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부상을 입게됐다.

문제가 된 골목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등 서대문형무소 수감자의 가족이 생활하며 옥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무악동 46번지 일대다. 노후화가 심한 한옥과 주택들이 많다보니 지난 2010년 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이 설립됐고 아파트 456가구를 조성하기로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철거작업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과 대책위가 철거를 반대하며 현장에서 버티자 인명피해를 염려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으로 달려가 조합에게 철거 중단을 요청했다. 3개월 동안 조합 측과 대책위 간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공사 무제한 중단될 것으로 보였다. 공사 중단이 길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은 '불통행정', '월권행사' 등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난 26일 극적으로 양측이 합의를 도출했고 시는 공사를 재개한다고 알려왔다. 시는 잔존건물 중 일부를 재활용하거나 보관중인 한옥자재를 활용해 구역내 이축하고 옥바라지와 관련된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260여개의 정비사업구역이 지정돼 있고 생활문화유산도 곳곳에 산재돼 있다.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뼈아픈 교훈을 얻은 만큼 추후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된 대책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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