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박지원號’, ‘캐스팅보트’ 각인…‘겸직분리·정계개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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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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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톱’ 박지원, 원맨쇼 펼치며 존재감↑…조기 전대론…야권發 정계개편 난제 산적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8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세 번의 원내대표를 맡은 ‘정치 9단’ 박 위원장은 사상 초유의 여야 3당 비대위 체제 속에서도 ‘캐스팅보트’(가부동수 시 결정권)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원톱 체제’로 당 전면에 나선 박 위원장은 ‘홍보비 리베이트’ 과정에서 검찰과 정면 승부를 펼쳤고,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반대 당론도 이끌어냈다. 야당의 선명성을 고리로 사실상 ‘원맨쇼’를 한 셈이다.

하지만 검찰이 박 위원장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 날 홍보비 리베이트에 연루된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데다, 당 내부에서 박 위원장의 원톱 체제에 대한 반발로 조기 전당대회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캐스팅보트를 넘어 ‘리딩 파티’(선도 정당)로 발돋움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제20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개원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安·千’ 빠지니 국민의당 존재감↑…朴의 힘

‘박지원 비대위’ 체제가 가져온 가장 큰 힘은 존재감 확장이다. 지난 4·13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원내 3당 지위를 획득한 국민의당은 같은 달 27일 만장일치로 박 위원장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했다. 20대 국회 초반 ‘정진석 새누리당·우상호 더불어민주당·박지원 국민의당’ 원내 사령탑 체제를 맞게 된 것이다.

박 위원장의 위상은 거대 양당을 뛰어넘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가보훈처의 제창 불허 결정을 국민의당에 먼저 알린 사건이 대표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위원장의 위상이 100석 정당을 능가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이내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이 불거지면서 ‘안철수식 새 정치’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는 즉각 사퇴를 결정했고, 구심점 잃은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대위’를 띄우며 박 위원장에게 구원투수 역할론을 부여했다.

당권을 잡은 박 위원장은 정례 당무·회계보고를 시작으로 △당비납부 시스템 정비 △약 170곳 지역위원장 선임 △독립적인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 구성 △언론과 스킨십 확대 등 당 안정화를 위한 속도전을 개시했다. 당 밖에선 검찰 개혁과 사드 반대 공론화를 통해 이슈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가장 큰 자산은 38명의 현역 의원”이라며 “23번에 걸쳐서 아침 7시부터 시작한 정책 토론으로 ‘공부하는 국회의원, 일하는 국민의당’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자평했다.

◆“8월 말 전대 입장 표명”…당 진로 불투명

지난 한 달간 당의 ‘군기반장’ 역할을 한 그에게도 해결해야 할 난제는 적지 않다.

우선 또다시 촉발한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도균 부장검사)가 이날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하자, 박 위원장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앞세워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조기 전대론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애초 안철수계를 중심으로 거론했던 조기 전대론은 현재 일부 호남파 의원들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겸직 분리에 대해 “전대는 빠르면 빠를수록, 비대위원의 수명은 단명할수록 좋다”며 “8월 말 당헌·당규 등 모든 정비를 마치면, 태도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관심사다. 한시적 협력에 그친 둘의 관계가 전략적 동맹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야권발(發)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은 연일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금도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우리 당을 위해서도 참 좋은 흥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오른쪽)와 천정배 공동대표.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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