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거포’ 정의윤·최승준, SK로 굴러온 ‘반전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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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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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정의윤(오른쪽)과 최승준.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어쩌면 이렇게 LG 트윈스의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혹시’, ‘설마’ 했던 기대감은 또 빗나가지 않았다.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두 거포 유망주 정의윤(30)과 최승준(28·이상 SK 와이번스)의 반전 스토리가 놀랍다. 

올 시즌 SK의 담장 너머는 누가 책임지고 있을까.

팀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최정과 정의윤(이상 15개), 최승준(14개), 헥터 고메즈(13개), 이재원(11개) 등 5명의 거포들이 68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덕분에 SK는 팀 홈런 93개로 거포가 넘치는 두산 베어스(85개)와 NC 다이노스(83개)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있다.

SK가 다시 거포 군단으로 거듭난 비결은 팀 홈런의 31.2%(29/93개)를 담당하고 있는 두 거포의 합류 덕분. SK 유니폼이 아직 낯선 외야수 정의윤과 내야수 최승준이다. 이런 복덩이들이 없다.

2005년 LG에 입단한 정의윤은 지난해 여름 임훈을 포함한 3대3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고, 2006년 LG에 입단한 최승준은 지난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LG와 계약한 포수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SK에 합류했다.

둘의 공통점은 잠실구장을 극복하지 못한 ‘미완의 거포’였다는 점. 정의윤은 LG에서 공을 들여 키우던 ‘만년 유망주’였고, 최승준도 정의윤과 함께 거포로 성장하기를 바랐던 기대주였다.

하지만 둘의 LG 시절 성적은 아쉬웠다. 정의윤은 LG에서 8시즌 동안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최승준은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면서 5시즌 통산 홈런은 2개뿐이었다.

반전의 드라마는 정의윤이 먼저 쓰기 시작했다. 정의윤은 SK로 옮긴 뒤 그동안 깨지 못했던 거포 본능이 살아났다. 지난해 91경기에서 14홈런을 포함해 타율 0.320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과 타율 3할을 찍었다.

올해는 더 물이 올랐다. 73경기를 치른 현재 15홈런을 쏘아올렸고, 타율도 0.323으로 끌어올렸다. 또 2루타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8개를 때려냈고, 타점도 59개로 팀 1위에 올라 영양가도 만점이다.

최승준도 정의윤의 뒤를 이어 놀라운 반전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6월에만 홈런 10개를 터뜨리는 등 51경기 만에 14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타율도 0.311을 기록했고, OPS(출루율+장타율)는 정의윤(0.907)을 뛰어 넘어 무려 1.077에 달한다.

특히 지난 2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최승준의 거포 본능이 완전히 깨어났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회, 5회, 6회초 12·13·14호 아치를 그리며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또 이날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인 6타점도 쓸어 담았다.

이날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최승준의 올 시즌 연타석 홈런은 벌써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나 2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공포에 가까운 몰아치기 능력이다. 기록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원정 경기에서 3연타석 홈런이 나온 것은 SK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절실함과 간절함이 만든 정의윤과 최승준의 놀라운 반전 드라마는 이제 시작된 스토리라는 점에서 더 기대를 모은다. SK는 공격의 핵인 4, 5번 타자를 동시에 얻었다. 굴러온 복덩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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