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잃은 한국號④] 저물가에도 공공물가·채소값 등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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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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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감 물가 반영 못한 정부 물가 발표…"못 믿겠다"

신선식품지수 동향[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0%대 저물가에도 공공요금과 배추, 파 등 장바구니 물가는 줄줄이 오르고 있다. 특히 공공요금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 이상 웃돌며 서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술과 담배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서민의 생활이 얼마나 팍팍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의 경우, 서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정책 실효성에 의구심 마저든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0.8% 상승한 가운데 공공서비스 요금은 2.2% 올랐다. 버스 등 대중교통과 상하수 등 공공요금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전셋값은 3.7% 뛰었고 집세는 2.6% 상승했다. 하수도는 20%, 전철요금과 시내버스 요금은 각각 15.2%, 9.6% 올랐다. 소주가격(12.7%), 공동주택관리비(3.6%)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3개월 연속 9%대 상승률을 기록한 신선식품지수는 3.5% 올라 상승 폭이 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신선식품지수 중 신선채소·과실은 전월대비 각각 8.4%, 0.8% 하락했지만, 게·갈치 등 일부 어종의 어획량이 줄며 신선어개(생선과 조개류)는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배추는 43.4% 올랐지만, 전월(118.3%)보다 상승 폭이 조금 줄었다. 무(59.3%), 마늘(57.2%), 양배추(44.2%), 게(36.9%), 국산 쇠고기(19.0%)도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우가격은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1~15일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9000원대를 기록하며 2만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우 도매가격은 6월 1~15일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 높은 kg당 1만9139원으로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6월 1만5000원대에서 두달만에 1만8000원대로 올랐고, 이후 올해 5월까지 등락을 보이다 6월에는 1만9000대를 돌파했다. 

체감물가가 높다보니 서민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민의 시름을 달래 줄 담배와 술에 대한 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월세 부담이 커지며 다른 지출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가계는 주류·담배 지출에 전년동기보다 22.2%나 증가한 월평균 3만5000원을 썼다. 주류에는 8.3% 증가한 1만1600원을, 담배에는 30.6% 늘어난 2만3300원을 지출했다. 교통 지출은 32만30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5%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34만9000원으로 0.6% 줄었다. 육류 지출(3.8%)이 증가했지만,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곡물(-12.4%), 유제품 및 알(-7.1%)에 대한 지출이 감소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부 물가지수 발표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괴리 원인 및 보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월∼올해 3월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1.1%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매달 설문조사하는 '물가인식'은 이보다 1.6%포인트 높은 평균 2.7%로 집계됐다.

장인성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체감물가가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며 "이는 체감 중시 정책운용을 표방하는 정부의 정책신뢰도를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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