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가씨’ 이토록 짜릿한 박찬욱 표 로맨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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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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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가씨'의 하정우, 김태리, 김민희, 조진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도통 아가씨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는 시종 다른 눈빛을 빛낸다. 그를 마음에 둔 백작은 아가씨에게 새로운 하녀를 추천하고 아가씨는 그 하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지만 순박한 인상의 하녀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 장물아비 손에서 소매치기로 자란 그의 진짜 이름은 숙희다. 숙희는 아가씨를 유혹해 유산을 가로채자는 백작의 제안을 받고 하녀가 되길 자처한다. 백작과 숙희는 공들여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고자 하고, 아가씨는 의뭉스러운 태도로 일관해 이들의 계획을 뒤엎는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아가씨와 하녀, 백작과 후견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작품은 영국의 유명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치환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영국, 일본, 한국의 양식을 봉합해 미술이며 분장, 음악과 세트 등 독특하면서도 기묘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공간과 깊이감을 살려낸 영상미는 인물 간의 심리와 긴장감을 유지하며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남겼다.

박찬욱 감독이 스스로 자평한 것처럼 “전작들과는 달리 대사가 많고 명확하며 해피엔딩”인 ‘아가씨’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도 탁월한 면모를 드러낸다. 숙희(김태리 분)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1부와 히데코의 시점인 2부, 그리고 모든 사연을 아우르는 전지적 시점의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각각 다른 인물들이 바라본 하나의 사건과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은 하나씩 아귀를 맞출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아가씨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와 하녀 숙희를 연기한 김태리, 사기꾼 백작 역의 하정우, 후견인 코우즈키 역의 하정우까지 배우들의 합과 연기력은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하다. 올해 영화계에 가장 파격적이고 놀라운 등장을 알린 김태리와 시대극마저 자기 방식으로 소화해낸 김민희의 연기는 여느 남녀의 로맨스보다 더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려졌다는 평을 받았던 ‘아가씨’지만 극 중 두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이고 강인하다. 흥미로운 것은 원작과는 다른 두 여성의 태도다. 원작 소설에서 두 여성은 핍박과 고난을 이겨내고 용서와 이해를 더했다면 ‘아가씨’의 두 여성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남성들에 대항한다.여기에 박찬욱 표 로맨스가 더해지며 두 여성은 더욱 잔혹해지고 대범해지며 아름답게 완성된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두 여성이 이뤄가는 과정들은 관객들에게 쾌감을 전할 것이다. 6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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