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규제프리존, 국가경쟁력 강화의 거점으로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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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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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대구 수성구에 도심 속의 섬처럼 자리잡고 있는 수성못은 대구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평범한 저수지에서 관광명소로 떠오른 수성못이 최근에는 규제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주변 상가의 옥상 음식점 영업 규제를 푼 데 이어 오리배와 유람선 야간 운행을 관련 규정을 정비해 허용함으로써 산업 지원과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한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의 시장개입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회원국중 4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역대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잡다단한 규제체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방증(傍證)이다. 이는 시장의 자율성과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규제 체감도는 생각보다 심각한 실정이다.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제도가 산업현장을 뒷받침하기는 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돈 되는’ 아이디어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전통적 산업화 시대에는 정책의 통일성 유지와 조정자의 역할을 위해 규제정책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었으나, 창의적 사고와 IT가 결합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통해 민간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정착이 크게 강조되는 추세다.

중국, 일본 등 주변 경쟁국들도 각종 ‘전략특구’ 지정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신성장 동력 창출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한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해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특히,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통해 지역전략산업 관련 핵심 규제를 철폐해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되는 구역을 지정하고, 규제특례 효과는 물론 재정과 세제 지원 등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전국 14개 시도별 총 27개의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월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지역별 특성과 강점을 활용한 맞춤형 특화산업 발전이 속도를 내고, 이에 따른 인재유입 촉진과 민간투자 확대를 통해 지역의 자생적 발전기반 구축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북도는 바이오의약과 화장품산업, 전북은 탄소산업과 농생명산업, 경남은 지능형 기계와 항공산업, 울산은 친환경 자동차와 3D 프린팅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지정하는 등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매우 활발하다.

대구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웰니스산업을 중심으로 삼성, SK 등 대기업의 사업 제안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다.

규제프리존은 범부처 차원의 유기적 규제 관리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정책 룰을 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걸맞게 행정품질을 제고함과 동시에 기업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해 신산업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국가경쟁력 강화의 거점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규제완화는 적시성(適時性)이 매우 중요하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조속히 입법 처리해 규제완화의 모범답안을 도출하고, 이러한 분위기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규제는 완화가 아닌 철폐대상이라는 제로베이스의 시각에서 첫걸음을 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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