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 박태환, 이중 징계 탓에 ‘리우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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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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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에 쏠린 관심.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한국 남자 수영에서 박태환(27)의 적수는 없었다. ‘도핑 파문’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18개월 만에 돌아온 그는 ‘마린보이’ 그대로였다. 그 누구도 ‘박태환’을 대체할 순 없었다.

그러나 박태환에게 올림픽 출전 자격은 없다. 한국에서는 대한체육회의 규정 탓에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이례적으로 박태환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규탄이 아닌 이중 처벌 논란을 일으킨 무거운 징계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박태환은 28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1500m와 400m, 200m, 100m를 모두 석권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도 겸했다. 박태환은 4개 종목 모두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A기준 기록을 통과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충족시켰다. 박태환을 제외하면 남자 선수들 가운데 이 기준을 통과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올해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없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FINA로부터 지난달 2일까지 18개월 동안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FINA의 징계는 풀려 올림픽을 포함한 어떤 대회도 참가가 가능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이 박태환의 발목을 잡았다.

대한체육회는 특정선수 구제를 위해 규정을 개정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중 징계에 대한 지적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전면에 나서 대한체육회에 호소하고 있다. 노 전 감독은 동아수영대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하며 읍소했다.

노 전 감독은 29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제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형평성에 심각하게 어긋난다. 이토록 가혹하게 이중 제재를 받는 특정선수는 국제적으로 없다”며 “박태환은 그동안 심적으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오랜 공백기와 짧은 훈련 기간에도 이번 대회에서 올해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까지 작성했다. 남은 기간 훈련에 집중한다면 올림픽 메달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현재 박태환을 제외하면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에 메달을 안길만한 선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숙의 시간을 보낸 박태환은 자신의 마지막 수영인생을 위해 의지를 불태우며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우 올림픽 최종 엔트리 등록 마감일은 7월18일이다. 박태환은 자숙 기간 훈련의 결과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보였다. 규정 개정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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