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 2곳중 1곳 마취 전문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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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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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병원급 의료기관 2곳 중 1곳에는 마취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비전문의가 마취를 맡는 일이 10회 중 8회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5일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KMS)에 실린 홍성진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의 '마취 시술 안전성 확보를 위한 현황 파악' 논문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47.9%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2011~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비용 청구 자료를 기반으로 전체 마취 건수 중 마취 전문의에 의한 시술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마취 전문의가 없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2011년 56.2%로 절반을 넘었다가 2013년 다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종합병원은 98% 이상이 전속 마취 전문의를 고용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이란 주로 입원환자용 병상 30개 이상을 갖춘 곳이다. 병상 100개 이상, 진료과목 7개 이상이면 종합병원으로 분류한다.

전속 마취 전문의가 없어도 프리랜서 마취 전문의를 초빙해 시술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병원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외부 마취 전문의 초빙료 규모가 전체 마취 시술에 비해 적었다.

홍 교수는 "마취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병원에서 국소마취를 제외하고 어떤 형태로든 마취를 받을 때 비마취 전문의가 시행할 확률은 76.3%에 달할 것"이라며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력이 마취를 전담하는 목적으로 근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취 종류별로는 수면내시경 시술이나 성형수술 등을 위해 프로포폴 같은 수면유도제 따위를 주입하는 정맥마취 분야에서 비전문의 시행 비율이 유난히 높았다.

마취 전문의가 없는 의료기관의 정맥마취 시행 건수는 전체 19만9348건의 47.2%인 9만4083건이었다. 이 중 99.8%에 해당하는 9만3864건이 비전문의에 의해 이뤄졌다.

전신마취의 비전문의 시술 비율은 3.1%, 부위(국소) 마취는 18.7%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비전문의의 정맥마취로 인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지적됐다. 실제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정맥마취 의료사고와 관련해 자문 의뢰한 총 39건 중 36건(92.3%)이 비마취 전문의인 의사가 직접 마취제를 주사한 경우였다.

홍 교수는 "연간 전신마취가 110만건으로 정맥마취 20만건에 비해 5배 정도 많은 걸 고려하면 정맥마취의 의료사고 발생 위험도가 훨씬 높다"며 "이들 사고가 대부분 프로포폴을 사용한 깊은 진정 상태에서 발생한 만큼 정맥마취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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