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DJ 정신 계승하지만…햇볕정책은 지금 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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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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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혜란 기자]


(아주경제=광주) 김혜란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광주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보완론'을 설파했다. '북한 궤멸' 발언으로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햇볕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광주 선언'을 발표하며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았던 시점의 '햇볕정책'은 유효한 대북정책이었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한 지금 대북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내밀한 역사적 순간, 새벽처럼 다가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그러나 이를 이용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세력·관행은 단호하게 끊어내겠다"고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을 끌어안으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만큼은 한계를 인정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햇볕정책은 그대로 살아있지만, 상황변화에 따라 지금 햇볕정책을 쓸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햇볕정책이 지향하는 것은 북한과 평화적 통일을 위해 계속 대화를 나눠 저쪽을 변화시키겠다는 것 아니냐. 그것이 평화 통일의 수단이었는데 이젠 북한의 상황이 변해 현재로선 그와 같은 것을 추진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는 표현이 추상적이라는 지적에는 "개성공단도 폐쇄되고 대화 자체가 중단돼 버렸는데 대화가 영원히 중단돼선 안되니 앞으로 가자는 얘기인데 그게 뭐가 잘못된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국민의당은 즉각 공세를 취했다. 김재두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광주에서 또다시 햇볕정책에 손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광주시민들이 새누리당 지도부가 '광주 선언'을 채택한 것으로 착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 안팎에서도 햇볕정책 계승 문제를 놓고 균열을 보이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이날 대북 정책 전환을 시사하면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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