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수출 절벽] 환율 전쟁·저유가·소비부진 등 3중고에 빠진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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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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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한국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일본의 엔저기조 유지,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빅3(미국·중국·일본)간의 환율전쟁이 가시권에 접어들었고, 저유가와 내수부진까지 더해지며 더 이상 물러 수 없는 절벽에 도달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7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사실상 제로금리 탈출을 선언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연준이 0~0.25%의 기준금리를 0.25%p 올려 0.25~0.50%대로 수정할 것으로 점쳐왔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11월 실업률이 5.0%대로 좁혀지며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까지 회복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각국 정부는 신규고용과 실업률을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지표로 삼고 있다.

◆화폐전쟁 한국을 짓누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며 중국과 일본은 자국의 화폐가치를 절하하는 초강수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중국은 지난 14일 위안화 환율을 미국 달러화 대신 13개국 통화를 포함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자국 통화가치를 달러에 고정하는 달러 페그제에 의해 위안화 가치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중국은 엔화와 유로화 등 약세기조를 유지중인 통화와 연동할 경우 위안화 강세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일본은행도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양적완화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엔저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화폐전쟁은 우리나라의 수출면에서 부정적인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수출경합도가 높은 산업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 기업인 만큼, 환율 절하는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축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7%에서 2014년 3.0%로 0.3%p 상승에 그친 반면,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3.9%에서 2014년 12.4%로 상승하며 점유율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이 더욱 많아졌단 얘기다.

또 엔저의 장기화도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시장 점유율에서 알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일본의 대중국 수출품이 한국의 수출품보다 가격이 내려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11년 한국의 수출단가가 일본보다 높았던 품목은 313개에서 2014년에는 459개로 늘었다. 이는 곧 일본 제품 146개 품목이 3년 새 한국 제품보다 더 싸진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수출길은 ‘깜깜’ 속터지는 ‘내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이를 통해 미국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對)신흥국 및 산유국을 수출 감소폭이 더 커 한국의 총수출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국내 총수출의 12%를 차지중인 미국 수출이 개선세를 나타내도 전체 수출을 견인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 및 산유국 수출감소가 미국 수출증가보다 커 한국의 총수출은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 지속으로 인한 대 미국 수출 증가보다 취약신흥국내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과 국제유가 약세 지속으로 인한 신흥국 수출 감소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소비도 제자리를 걷고 있어 기업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그간 개별소비세 인하 및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을 시행해 내수촉진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며 “현재 대내외에서 촉발된 돈맥경화 상황은 기업을 점점 벼랑끝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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