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북한, 평화협정이나 핵무기 둘 중 하나 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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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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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앉아서 기다리는 것 이해 어려워"…오바마 대북 접근 비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는 22일 북한이 최근 제기한 북미 간 평화협정 논의 요구에 대해 "북한은 평화협정이나 핵무기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힐 전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맥락 안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 '미국 외교의 최전선'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한국을 방문 중이다.

힐 전 대사는 주한미국대사에 이어 2005∼2009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내며 6자회담의 중요한 성과인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그는 "이(평화체제)는 9·19 공동성명에 포함된 요소로 우리의 의무 사항 중 하나지만, 북한이 다른 어떤 의무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한 가지 의무를 대화에서 끄집어내 이행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가 10월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자신의 회고록인 '크리스토퍼 힐 회고록: 미국 외교의 최전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동욱 기자 fame@]


9·19 공동성명은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해 '직접 관련된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힐 전 대사는 7년째 중단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과 관련해서는 "중국에 보다 활발히 접근해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매일같이 대화를 해야 한다. 중국이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조바심을 내는 것이 꼭 해법은 아니다"라면서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다른 말로 '전략적 인내'로 알려져 있는데 가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힐 전 대사는 "(북한의) 공세적인 군사 위협에 대응할 일련의 방어적 조치들을 검토해야 하며 이 분야에서 한미간의 협의와 협력이 매우 긴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방어적 조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기술적 현대화를 포함해 방위 관계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하는 것으로, 기술적 미사일방어체계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비핵화 대화 재개 문제에 대해 "문제는 대화의 형식이 아니라, 북한이 대화에 덜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비핵화를 추구하는데 관심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진단했다.

간담회에서 '미국 외교의 최전선'에 대해 소개한 힐 전 대사는 "한국에 관한 (별도의) 책을 생각 중"이라며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보는 미국과 한국의 경험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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