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쿠바 도착…미국-쿠바 중재 역할 중점 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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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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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화면 갈무리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해 역사적인 열흘간의 쿠바·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교황의 쿠바 방문을 일제히 보도햇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러 수천 명의 아바나 시민들이 공항에 모였으며, 이들은  "프란치스코, 형제여, 당신은 이제 쿠바인이다"라고 외치며 열렬히 교황을 환영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직접 공항에 나가 교황을 영접하면서 쿠바와 미국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의 역사적인 화해 과정에서 양국 정상에 서한을 보내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막후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아바나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오늘 우리는 그러한 협력과 친교의 연대를 새롭게 한다"며 "이는 교회가 사회의 실존적 경계지역까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자유와 수단과 공간을 지니고 쿠바 인민을 계속 지지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미국과 쿠바의 지도자들이 관계 개선을 위해 참을성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최근 몇 달간 우리는 희망에 찬 사건을 목격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치지도자들이 이 길에서 참을성 있게 견디고 전 세계를 위한 화해의 모범으로서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쿠바 방문 기간에 쿠바인들과 연대의 뜻을 보여 주고, 또 히스패닉계가 미국 가톨릭 교회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출발에 앞서 바티칸에서 최근 받아들인 시리아 난민 가족 4명을 방문해 난민 문제의 실태를 경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은 죽음으로부터 달아나 삶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의 얼굴에서 고통을 볼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튿날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고, 카스트로 의장과 공식 회동할 예정이다. 

카스트로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과도 이날 비공식 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티칸은 전했다. 미국의 보수층을 중심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스트로 형제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런 정치적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할지는 불투명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쿠바 방문은 역대 교황 중 세 번째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 1월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의 초청으로 처음 방문했고, 2013년 3월 베네딕토 16세가 두 번째로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흘간의 쿠바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첫 교황이 될 예정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를 먼저 방문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미 의회와 유엔총회에서 각각 연설한다는 계획이서서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복원 이후 경제봉쇄 조치 해제 등 이해가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에 미국-쿠바 관계와 관련한 어떠한 주문을 내놓을지, 기후변화와 이민자 문제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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