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세난에 지쳤다'…강서·강동 매매전환에 서울 집값 상승 주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3-29 1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하철9호선 2단계 개통 강서구, 전세비중 80% 넘자 '사자' 심리 확산

  • 전셋값 상승 진원지 강동구 재건축 '가속'…1만가구 이주 폭탄 본격 점화

강동구 상일동 고덕6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강영관, 김종호 기자 = "수요는 꾸준하지만 전세물건은 평수에 관계없이 아예 씨가 말랐어요. 봄 이사철이 끝나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발 길을 돌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니 매매전환도 부쩍 늘었어요."(강서구 방화동 S공인 관계자)

"재건축 이주수요가 본격화되며 중소형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중대형 전세도 구하기가 힘들자 일부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고 결국 호가와 매매가가 상승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강동구 고덕동 B공인 관계자)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서·강동구 집값 상승률이 가파르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조금 보태 차라리 사자는 마음으로 돌아서며 매매전환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이다. 

29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3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 상승한 가운데 강서(0.27)·강동(0.25%)·도봉(0.19%)·노원(0.17%)·성동(0.17%)·중랑(0.15%)·송파(0.14%)·양천(0.12%)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저렴한 매물을 찾으면서 호가 상승세는 주춤했다는 게 부동산114측 설명이다.

전셋값 상승률은 0.26%로 지난주(0.43%)에 비해 오름폭은 줄었지만 40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구별로는 종로구가 0.95%로 가장 많이 올랐고, 관악(0.64%)·강서(0.57%)·구로(0.48%)·성북(0.46%)·금천(0.36%)·성동(0.33%)·송파구(0.33%) 등이 평균 이상 올랐다.

매맷값 상승세가 거센 강서구는 서울 중심권 이동이 편리한 데다 목동 등 주변 지역에 비해 집값이 저렴해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강남 등에서 밀려온 수요와 함께 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 호재까지 맞물리며 전세물건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는 최근 넉 달 사이 전셋값이 4000만~5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도 80%에 육박해 매매전환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강서구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4년 8월 807만원에서 이달 908만원으로 101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71만원)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지난 1, 2월 강서구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나며,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 증가율(16.4%)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뛰었다. 이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하철 9호선 공항시장역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현재 강서구의 전세난은 봄 이사철 이사 수요 및 9호선 2단계 개통 수요가 반영된 상태"라면서 "비수기에 접어들며 찾는 사람도 조금씩 줄어들고 매매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전세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전셋값 상승은 재건축 이주수요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강동구의 경우 전세가율은 62%로 서울에서도 낮은 축이지만 최근 재건축 이주 수요가 넘쳐나면서 전세난이 심각한 곳이다. 작년 1월 3.3㎡당 평균 전셋값이 884만원이었지만 이달에는 1036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최근 이주를 시작한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2600가구)와 이주 막바지인 4단지(410가구)는 이주 시기가 겹쳐 전세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올리고 있다. 둔촌동 주공1·2·3·4단지, 명일동 삼익그린2차, 암사동 강동현대홈타운 전세금이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500만~4000만원 뛰었다.

여기에 고덕6단지가 지난 28일 시공사선정총회를 개최했으며 인근 3단지와 7단지가 각각 5월과 7월 관리처분계획인가총회를 계획하는 등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어 이주수요에 따른 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에 따른 이주 가구는 1만3000여가구로 내년까지 합하면 총 2만1000가구로 예측되고 있다. 이중 강동구에서만 1만가구가 이주하거나 이주를 예정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동구의 경우가 올해 1분기 동안 전셋값이 7% 올랐는데 이는 작년 한해 전국 평균 전세 상승폭이 7%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폭등 수준"이라며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매매전환은 이어지겠지만 단기에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들은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견지하면서 상승세는 주춤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