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한반도 배치 거론 안해…'한중 갈등' 일단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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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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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사드 압박 수위조절…한국의 AIIB 참여여부 결정 앞두고 자제 분위기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미국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둘러싼 한중간 외교적 대립이 21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회담장 밖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서울을 방문한 왕 부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우리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는 언급으로 대응하는 등 '로키(lowkey)' 행보를 보였다.

사드에 대해 중국이 그동안 보인 태도를 고려할 때 왕 부장의 이런 태도는 다소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이나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방한시 언급을 볼 때 왕 부장도 어떤 식으로든 사드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회담장 밖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사진=신화사]


앞서 창 부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류젠차오 부장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 16일 한중 차관보급 협의에서 "중국의 우려와 관심을 중요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중국은 류 부장조리 언급 이후 나온 "주변국이 우리 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면 반드시 다른 국가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지역의 평화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왕 부장의 로키 대응은 일단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별다른 추가 진전 상황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공식 협의가 시작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사드에 대해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메시지는 다 내놓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의 우려에도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한국 정부가 신중하게 참여를 고민하고 있으며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의장국인 한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나름의 상황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실제 왕 부장은 AIIB 문제에 대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떻게 말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한국 정부가 진일보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라고 말을 아꼈다.

왕 부장의 방한 목적인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형식 자체가 한중일 3국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도 왕 부장이 사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한 이유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일본 외교 수장도 서울에 와 있는 상황에서 한중간 불화하는 모습을 중국이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사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미간 협의 가 개시되는 등 추가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외교적 움직임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예상이다.

특히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의 목적이 한미 동맹 및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라는 점에서 사드를 연결고리로 한 중국의 대(對)한국 압박은 고(高)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2일 "이번에 자칫하면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해 전략적으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게 아니니 사드의 한반도 배치시 또 반대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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