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통일구상' 들고 '동상이몽' 외교안보 부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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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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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강정숙 기자 =외교안보 부처의 19일 연두청와대 업무보고가 북한이 솔깃할 만한 제안을 하지도 못했지만 부처간 하나의 '통일준비' 구상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북한이 원하는 5.24 조치 등이 빠져 반쪽짜리 '통일준비'란 지적과 함께 5.24 조치와 대북제재가 상충되지 않는다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런 입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벌크캐시' 등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대량 현금 이동을 차단하는 유엔의 조치를 고려한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업무보고에 앞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다만 금강산 관광에 대해 남북 간에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렇다 저렇다'고 입장을 밝힐 계제가 아니다"라며 "차후에 금강산 관광 사업을 놓고 남북간에 협의가 되면, 사업 재개에 합의가 되는 막바지 단계가 되면 국제사회와 함께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우선 2008년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남북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해서 (관광객 사망 사건과 관련한) 북한의 여러 책임 있는 조치와 제도적 보장을 요구하고, 이에 앞서 선제적 ·일방적으로 취한 조치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런 것이 다 진행돼서 철회가 됐을 때 (유엔 제재와) 상충 되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문제의 진전이 있으면 그때 가서 (유엔제재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의하고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이해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국회 제출 자료에서 "북한의 지속적 핵개발과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도 이런 우려가 해소되는 방향으로 (재개) 방안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류길재 통일장관도 이날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관광과 유엔 제재 간의 상충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금강산 관광 사업이 유엔 대북제재에 정확하게 여러가지 나온 규정에 그대로 부합되는 거 같으면 이미 정부가 '이건 좀 애당초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유엔제재는 굉장히 세밀하게 규정이 다 돼 있다.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정치한 조항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지금 그것(유엔제재)을 갖고 금강산 관광을 대하지 말아야겠다는 차원에서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우선은 금강산 관광 사업이 어떤 원인에 의해 중단됐는가에 주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부의 업무보고를 보면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윤병세 외교장관도 같은날 외교부 업무보고 관련 내외신 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문제는 하나의 기준에 대한 문제"라면서 "이것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기여할 것인지가 핵심으로 그렇지 않다면 (대북제재 결의안에) 적용받지 않을 것이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런 판단은 궁극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패널에서 내릴 것"이라고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장관은 미국과의 대북 정책에 이견이 있는 질문에도 "머지않은 시기에 미국 고위 인사들이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러분이)직접 물어보면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미국 정부가 항상 (우리정부의 대북 정책을)확인하고 지지한다고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조만간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의견조율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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