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데 닮은' 한국화가 박병춘과 미디어작가 이이남의 '개시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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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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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AG, 새해 첫 기획전 2월 25일까지

[한국화가 박병춘과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시개비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AG.  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국화가 박병춘(49)과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45)가 ‘개시개비(皆是皆非)’로 묶였다.

서울 대림2동 갤러리AG가 이 두 작가를 초대해 '개시개비'를 타이틀로 새해 첫 기획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 안국약품이 문을 연 이 갤러리는  지역주민과 임직원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회화와 미디어, 보기에는 전혀 다른 장르인데, 전시는 묘하게 어우러졌다.

 동양의 공간개념과 정신세계를 근간으로 서양의 현대적 조형기법을 혼용하는 박병춘의 한국화와 2차원의 동서양 명화를 3차원의 시공간으로 재해석한 영상을 보여주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작품은 그야말로 독립된듯 포함된듯 자연스런 감상을 이끈다.

'개시개비'는 신라 시대의 고승(高僧) 원효대사(617∼686)가 주창한 화엄 사상의 핵심 키워드로 ‘어떤 입장도 전적으로 옳거나 전적으로 그른 것은 아니며 각각의 주장이 부분적 진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갤러리AG의 을미년 새해 첫 전시로 한국화가 박병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화 장르의 이단아로 꼽히는 박병춘은 재료에 얽매이지 않는다. 수묵을 기본으로 하지만 목탄·콩테·파스텔·아크릴물감·혼합재료 등을 넘나들며 풍경화를 담아냈다.

주로 농묵의 갈필(渴筆)로 과감하게 윤곽선을 잡은 후 여러 단계의 채색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과감하고 거침없는 필법은 화면에 특유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전시장에는 현장 사생으로 완성한 10호 작품부터 6m가 넘는 대형작품이 설치됐다. 인도·유럽·미주 등에서의 스케치북과 영상물 등 10여 점이다.

 '움직이는 그림'으로 유명한 이이남은  3차원적 시공간에 적절한 음향효과까지 덧입혀 또 다른 가상현실을 구현했다. 동양(왕스창(王世昌))의 산수화와 서양(조르주 쇠라)의 풍경화 등이 
 

[갤러리AG의 을미년 새해 첫 전시로 이이남의 움직이는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미술평론가 겸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상반되거나 상충하는 개념을 한 작품에서 창의적으로 조화시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공통점에 주목했다"며 "초대작가인 박병춘과 이이남은 관습처럼 굳어진 익숙함을 색다른 신선함으로 탈바꿈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며 가까운 일상에서부터 서로 다름이 존중될 때, 제각각의 객체가 만나 이상적이고 발전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 (02)3289-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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