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의와 정치 불안으로 흔들리는 유럽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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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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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둔 그리스에서 유로존 탈퇴 논의가 재연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의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EU 홈페이지]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면서 유로화가 급락했다. 이날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1.18 달러까지 하락했으며 1.2 달러라는 심리적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배경으로 유로화는 하락해왔으나 그리스의 정치 불안과 유로존 탈퇴 논의가 재연되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또 독일 매체 슈피겔이 독일정부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보도해 유로화 하락에 박차를 가했다.

슈피겔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이 승리해 현행 긴축재정을 포기한다면 독인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가 거의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탈퇴해도 "견딜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리스의 채무상환 약속을 지키도록 압박하면서 “그리스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리스 자신”이라고 발언해 이 발언이 사실상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시장에 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1월25일 총선을 실시하는 그리스는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야당의 급진좌파연합이 우세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버클레이즈 은행은 “그리스는 기초적 재정수지를 흑자화 시켰기 때문에 예전보다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은 현시점에서 유로존 탈퇴를 부인하고 있으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대표는 금융지원을 받은 EU에게 채무면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야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시장조사회사 센틱스(Sentix)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시점에서 2015년 중에 유로존에서 탈퇴할 국가가 나올 확률이 19.9%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9월 조사에서 나타난 7.7%보다 크게 상승했다.

2009년 말 유럽 채무위기 당시 유로존 탈퇴를 고려했던 그리스의 영향으로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인바 있으나 이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긴급한 상황에서 자금이 부족해진 유로존 국가에게 금융지원을 실시하는 유럽안정화메커니즘(ESM)이라는 안전망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남유럽 등 높은 채무를 안고 있는 국가의 재정 규율이 무너지면서 유로화 하락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17년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2015년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도 총선이 예정돼 당분간 유럽의 정치상황은 유로화 하락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5일(현지시간) ‘2015년 세계 10대 위험요인 보고서’에서 유럽의 정치 불안을 세계 리스크 1위로 꼽았다. 미국의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가 이끄는 유라시아 그룹의 리스크 예상은 시장관계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보고서 중 하나다. 지난 2014년에는 원유가격 하락,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예상해 적중시킨 바 있다.

유라시아 그룹이 올해 가장 큰 리스크로 꼽은 유럽의 정치 불안과 관련해 선거를 앞둔 그리스와 스페인, 프랑스와 영국, 독일에서 반유럽연합(EU) 세력이 확대되면서 각국 정권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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