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엔저 시대 도래' 대응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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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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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현대차가 새해 벽두부터 '엔저'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엔저는 2차 양적완화 및 조기 총선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베 총리의 집권 연장,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등으로 오는 2018년까지 엔·달러 환율이 120~130엔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홍재 소장은 최근 '2015 자동차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로 '초엔저 시대 도래'를 꼽은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초엔저 현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해야하는 현대차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2005~2007년 도요타는 엔저와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양적 확대를 추진했고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은 기억이 있다.

환율은 기업 환경에 있어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변수다. 이에 현대차 측은 상황별 시나리오를 통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본사와 해외 본부 직원들은 수시로 환율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을 강구하느라 정신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현대차로서는 한 번 크게 당해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응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엔저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일 시무식을 통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역시 엔저에 따른 대응책과 글로벌 경영 악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신년 경영화두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유달리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연초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8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도요타·폭스바겐·GM·르노닛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800만대를 돌파하게 된 것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820만대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을 넘지 못한다면 800만대 판매는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일본 차업체들 중 닛산은 초엔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유리해진 수출 여건을 활용해
일본 생산 규모를 향후 1~2년 내 100만 대 이상으로 회복할 계획이다. 닛산 뿐 아니라 도요타, 혼다 등 다른 일본업체들도 환율 효과를 누리기 위한 수출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파상 공세를 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현대차는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현대차는 엔저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판매 신장률이 급격하게 둔화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엔저의 지속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업체 모두에게 절박한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뛰어넘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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