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해외자원개발 에너지공기업, 국감서 의원들에게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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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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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묻지마' 식으로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투자 사업이 수십조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 뿐 아니라 막대한 국가적 손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광물자원공사, 석유공사 등 해외자원개발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사업 실패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 문책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해외자원사업 실패의 원인규명을 따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성과가 저조한 사업의 경우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2008년 투자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사업에 대해 디폴트에 빠진 이후에도 월 300억원씩 총 2200억원이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12년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은폐하며 진행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총 투자금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인도네시아 유연탄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에 속아 320억원을 날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면서 “MB정권과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공기업들이 함께 벌인 파렴치한 해외사업 투기에 국민들의 혈세만 낭비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4조5000억원이 투입된 캐나다 하베스트 에너지와 1조원을 투자한 자회사 정유공사 날(NARL) 헐값 매각이 도마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당시 부채비율이 2000%에 달하는 부실기업인 하베스트를 경영권 프리미엄과 부채상환 등의 조건까지 달아 고액에 인수했지만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애초부터 인수를 해서는 안 되는 회사였다”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1986년 캐나다 국영석유회사가 단돈 1달러에 매각한 회사를 현장확인도 없이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면서 "인수 후 지난 5년간 6000억원을 추가 투자했지만 지금 매각가격은 900억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유공사는 날(NARL)을 지난 8월 미국계 상업은행 실버레인지(SilverRange)에 900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른 손실액은 5년간 운영손실 6000여억원, 매각손실 1조 2500여억원으로 총 1조 7500억원의 국부가 유출됐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추진으로 금융부채가 증가하고, 사업손실이 불가피해졌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가스공사의 캐나다 셰일가스 사업 확정손실은 6688억원에 달한다"면서 "특히 광구 3곳 중 2곳은 이미 사업을 접은 상태에서 유일하게 남은 ‘혼리버’ 광구마저도 향후 25년 간 얻을 수 있는 총 영업수익은 19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스공사가 2009년 95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캐나다 천연가스 광구는 3년 만에 시추ㆍ개발 작업을 중단했다. 또 호주 LNG개발사업에도 지난해까지 96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으나 현재가치는 8000억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해외자원개발사업 추진으로 발생한 금융부채가 8조6360억원으로 전체 금융부채 29조원 가운데 3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해외자원개발 투자 대부분을 차입금에 크게 의존하면서 벌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해외자원개발 실패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잘못의 유불리를 꼼꼼히 따지고 앞으로 유사한 혈세 낭비를 차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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