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화 본격 궤도...ECB, 위안화 외환보유액 편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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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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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달러화, 유로화에 이어 위안화를 3대 국제화폐로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본격 궤도에 올라선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본격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ECB는 오는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위안화의 외환보유액 편입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2일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위안화 외환보유액 편입이 결정될 경우 실행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며, 초기에는 소규모로 위안화 매입에 나선 뒤 점차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위안화가 각국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달러화를 비롯한 주요국 화폐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화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한다. 

이에 ECB가 위안화의 외환보유액 편입을 결정지을 경우, 위안화의 국제화에 매우 큰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편입시키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면서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ECB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 금융개혁의 심화 추세에 힘입어 더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시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 소식”이라고 말했다.

저우 총재는 “일부 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이미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시켜 사용하고 있으나, 다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위안화 국제화가 이미 큰 진전을 이뤄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금융 시장 내 정부 개입 축소, 위안화의 태환 자유화 실현 등은 위안화의 국제화 실현을 위해 중국 당국이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위안화는 무역결제 통화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재 자유태환이 불가능해 외환보유액 통화로 편입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 중국건설은행 런던지점과 중국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을 지정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공상은행 룩셈부르크지점과 중국은행 파리지점을 각각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하며 유럽 내 위안화 거래 확대에 나섰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라는 슬로건 하에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대만, 마카오, 싱가포르 등 4곳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지정했고, 올해는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추가시키는 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아울러 중국을 제외한 국가로는 세계 최초로 영국은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고 이 자금을 외환보유고에 편입시키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영국은 지난 9일 위안화 표시 국채발행 주관은행을 선정한 데 이어 13일 영국 런던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영국 재정부는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위안화를 영국의 외환보유액 재정 지원에 사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위안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중국은 오는 2015년 재검토 예정인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SDR은 IMF가 창립한 준비통화로, 위안화가 SDR 바스켓 화폐가 된다면 국제시장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될 수 있다. 현재 SDR 바스켓 통화를 구성하는 화폐는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종류가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나흘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등장했다.

특히, 중국과 홍콩 교차거래 정책인 후강퉁이 오는 27일부터 실시될 예정이어서 위안화 국제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대학 국제화폐연구소는 지난 7월 ‘위안화 국제화 보고’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가 큰 진전을 이루고 있고, 오는 2020년까지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은 세계 3대 기축통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위안화는 지난 8월 기준 세계 7위의 결제통화로 꼽혔고, 또 무역통화로는 달러화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존 윌리엄스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 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도전장을 내밀기는 어렵다”면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10년은 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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