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중국 자유무역구 첫시도 순항, 상하이 미래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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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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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상하이자유무역구 출범 1년

상하이무역구를 찾아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가운데)와 한정 상하이시 서기(맨왼쪽).[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최근 10개월간 1만445개사 설립, 신규 설립 외자기업 매월 200여곳, 신규등록자본금 73억달러, 위안화 결제액 1.7배증가. 지난해 10월1일 중국이 개혁개방 업그레이드를 위해 야심차게 오픈한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과거 1년 성적표다. 국제경제의 하락추세가 여전한 상황하에서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조만간 상하이가 홍콩을 뛰어넘는 아시아금융허브로 올라설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무역구를 본보기 삼아 중국이 대륙 곳곳에 자유무역구를 설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하이 자유무역구 개설을 밀어붙였던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지난달 18일~19일 상하이 자유무역구를 방문한 리커창 총리는 “자유무역구의 미래는 원대하고, 상하이 미래도 원대하다”며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리 총리는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등록된 기업들이 확실히 자리잡고 원만히 발전해 커다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리 총리의 시찰에는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등이 동행했다.

◆리커창, 무역구성공에 확신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대한 논의는 몇 년전부터 이뤄져 왔었지만 줄곧 너무 이른 상황 아니냐는 반대의견에 막혀왔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리커창 총리가 상하이를 방문해 자유무역지구 설립 필요성을 역설한 후 자유무역지구 설립은 급물살을 탔고 그 해 9월29일 출범했다. 리 총리는 1년6개월만에 상하이를 방문해, 상하이자유무역구를 둘러본 후 자유무역구의 성공을 확신한 듯 “상하이 자유무역구가 개방의 새로운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을 줬다.

리 총리는 이어 "자유무역구 범위는 유한하지만 개혁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며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용기와 풍부한 창의력을 모아 정부의 개혁과 더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해야한다"고 독려했다.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보세구, 와이가오차오보세물류원구, 양산(洋山)보세항구, 푸둥공항종합보세구 4개 지역 28.78㎢로 이뤄졌다. 이는 상하이시 전체 면적 636.18㎢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며, 여의도의 10배 면적이다. 현재 중국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서 각종 개혁개방 실험을 진행 중이다. 목표는 분명하다. 홍콩과 맞먹는 동아시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금융 및 서비스업의 다양한 개혁•개방조치를 시범운영해 본 후 성공적이라면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행정 인허가를 대폭 축소하는 것은 기본이고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분명히 해주는 이른바 ‘네거티브 리스트’를 축소하고 있으며, 위안화 자유태환, 예금금리 자유와 등 금융서비스 개혁 조치도 시행 중이다.

◆금융업체 진출 봇물

중국 상하이자유무역시범구역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총매출액은 74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그 중 상품 매출액은 6350억 위안, 물류서비스 매출액은 53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3%, 19.0% 증가했다. 또한 2013년 9월부터 2014년 6월 말까지 자유무역구 내 신규 설립기업은 1만445개사로, 지난 20년간 등록한 8000개사를 훌쩍 상회했다. 신규 설립 외자기업은 매월 180~200개 사에 달했으며 10개월동안 신설된 외자기업은 총 1245개였다. 홍콩이 492개사, 미국이 113개사, 대만 110개사를 개설했다. 이어 싱가포르, 일본, 캐나다, 한국, 호주, 버진아일랜드, 독일 순으로 기업을 많이 신설했다. 신규 등록 자본금은 73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자유무역구 출범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외국인투자 완료 건수는 49개였으며, 투자규모는 12억6900만 달러였다. 지난 5월말까지의 위안화 해외 대출은 45건, 총 101억 위안이었다. 자유무역구 내 경상수지 위안화 결제금액은 546억84만위안이었으며, 직접투자 위안화 결제금액은 206억5300만 위안이었다. 위안화 결제총액은 8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7배 증가했다.

금융사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자유무역구 출범이후 지난 7월까지 신규설립된 금융리스회사는 무려 400개였다. 이들이 운영하는 금융리스자산은 9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5월 28일 상하이자유무역구가 ‘금융리스재산권거래플랫폼’을 가동한 영향이 크다는 반응이다. 7월25일 외국계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대만계 궈타이스화(國泰世華)은행이 개업했다. 이 밖에도 20여개의 외자은행이 개업을 준비중에 있다. 지난 7월에는 첫 번째 외자병원인 독일 아르테메드(Artemed)가 설립됐다.
 

상하이 자유무역구 모습.[사진=신화사]



◆연이어 발표되는 후속조치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 7월 상하이 자유무역구 출범시 발표한 190개 항목의 블랙리스트에서 27%인 51개를 줄여 139개 항목을 새롭게 적용했다. 139개 항목 가운데 29개는 완전 금지 대상이고 나머지 110개는 부분적인 규제 사항이다.

골프장이나 대형 테마공원 건설, 사회조사, 문화재 경매, 무기·탄약 제조업 등에 대한 투자는 금지 대상이다. 섹스나 도박과 관련한 투자도 금지 대상이었으나 다른 법률로 이미 규제하는 점을 고려해 이번 블랙리스트에서는 삭제됐다. 상하이시는 앞으로도 자유무역구의 발전 상황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더 줄여 투자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기업등록 간소화, 세관 및 통관제도개혁, 국제무역 단일창구, 5대 금융혁신 등에 대한 방안도 내놓았다. 금융혁신 5대사항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계좌 시스템 혁신, 투자융자 태환 간소화, 위안화 국제화, 금리시장화 및 자유무역시범구 발전을 위한 외환관리체제 구축 등이다.

또한 상하이자유무역지구 관리위원회는 지난달 향후 2년 안에 석유, 가스, 철광석, 목화, 약액(liquid chemical), 비철금속, 대종상품(bulk commodities) 등 8개 상품의 국제 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은 8가지 해당 상품의 주요 생산국 또는 주요 소비국이다. 이들 국제거래소 설립은 단연 국제금융센터를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하다. 국제거래소의 업무영역은 현물거래, 정기거래, 선물거래, 헷지거래를 모두 포함한다.

◆우리나라 업체는 아직 관망중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상하이 자유무역구 진출은 상당히 더딘 상황이다. 이는 자유무역구가 개방한 업종이 금융업, 물류업, 서비스업에 치우쳐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금융업, 물류업, 서비스업의 중국내 경쟁력은 중화권인 홍콩, 대만이나 서구권의 미국, 독일 등의 업체들에 뒤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업체가 자유무역구에 진출하더라도 그리 큰 수혜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7월말까지 상하이자유무역구에 진출한 한국기업수는 45개사다. 무역물류업체가 21곳이고, 전자업체가 11곳, 투자관리(부동산컨설팅) 6곳, 문화 2곳, 요식 2곳 등이다. 2014년 3월말 기준 17개사에서 45개사로 숫자는 늘었으나, 여전히 무역회사가 많다. 전자서비스 관련 기업이 늘어났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상하이무역관 이민호 관장은 “상하이자유무역구 관련 세칙이 아직 명확히 마련되지 않아 잠재적 경영리스크가 존재하고, 영업범위가 자유무역구 내로 제한되어 있어 이익창출이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무역물류와 전자서비스 관련 회사외에는 눈에 띄게 진출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거티브 리스트 축소, 기업등록 행정처리 및 통관간소화 등 정책이 두드러지지만 서비스업과 금융업 분야에서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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