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차 하반기 채용 ‘역사관·일관성 있는 철학’ 당락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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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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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잡페어 가봤더니… 2000여 명 청년구직자로 북적

  • “스펙 못지않은 역사 등 인문학적 소양 중시”

현대자동차는 29~30일 양일간 잡페어(취업박람회)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열었다. 취업준비생들이 잡페어 5분PR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합격하려면 다른 지원자와는 달라야죠.”

아주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수환(26)씨는 4절지 스케치북에 현대자동차 전략지원팀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한 그동안의 활동과 ‘현대맨’으로써의 포부를 담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이를 놓고 발표할 악보받침대를 들고 4.9㎡(1.5평) 남짓한 ‘5분 PR’ 부스에 들어섰다. 그는 “남들과는 차별화를 두고 싶어 지난 공채에 합격한 선배,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무자들을 직접만나 조언을 구해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 내부는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로 시장통을 방불케했다. 이 곳에 수많은 젊은 남녀가 모인 이유는 올 하반기 가장 먼저 공채를 실시하는 현대차가 29~30일 개최한 잡페어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행사장은 대학교 4학년 졸업반부터 ‘7전 8기’의 정신으로 도전하는 취업 재‧삼수생들로 북적였다. 행사장 입구에서 배부한 2000여 부 가량의 입사 가이드북은 오후 1시께 이미 동났다.

 

현대차 잡페어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 직무상담코너에서 입사 이후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상담 받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현대차 잡페어는 총 5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면접관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5분 자기PR, 입사 이후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선배와의 직무상담, 취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신입사원 입사 경험담, 자기소개서를 첨삭 지도하는 자기소개서 클리닉이 운영됐다. 본부별로 직무를 소개하는 본부별 PR 세션도 마련됐다.

자기소개서 클리닉은 현직 인사채용담당자들이 직접 첨삭해줘 구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몇 달 전까지 같은 처지였던 신입사원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기 위해 긴 줄에서 대기했다. 이종국 울산차체생기팀 신입사원은 “준비당시 향후 지원하고자하는 직무의 팀단위까지 고민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관련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구직자들은 지원할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대리급 이상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직무상담 행사장에서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하며 경청했다. 양영표 생산관리2부 대리는 “요즘 취업준비생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절실함이 느껴졌다”면서 “다만 지원자들이 학교에서 배워 알고 있는 것과 현장 실무와는 거리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 잡페어 참가자들이 인사채용팀 담당자들에게 자기소개서 첨삭 및 지도를 받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5분 PR행사장 앞은 입사 최종면접을 방불케 했다. 편안한 복장부터 실제 면접처럼 정장을 차려입은 40여 명의 대기자들은 빼곡히 적힌 자기소개서를 들고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며 연습에 연습을 계속했다.

한준희 인재채용팀 과장은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돼 있어 보다 많은 지원자들에게 면접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5분 PR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여기서 합격하면 서류전형 면제라는 혜택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측은 5분 PR에 2500여 명의 사전신청자가 몰려 600여 명을 선발했으며 현장신청자를 포함해 양일간 이 프로그램에 총 1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번 잡페어의 주제는 ‘파란(破卵)사과’였다. 파란은 알을 깨다는 의미로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는 사람을 찾고 싶다는 현대차의 인재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스펙’ 못지않게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된 게 특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적성검사(HMAT)에 역사 문제를 포함시켰다. 인문학적 사고와 바른 역사관이 창의적 발상과 조직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혜림 인재채용팀 팀장은 “평소에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자신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철학을 녹이면 좋다”며 “가장 많이 떨어지는 인‧적성에도 회사에 맞추려 하지 말고 일관성 있게 자신을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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