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사랑받는 기업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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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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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내수침체로 국내 화장품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맞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만은 예외다. 

이 회사는 중국시장과 면세점 매출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올 2분기에 매출액은 21%, 영업이익은 70% 늘었다. 깜짝 실적으로 주가도 200만원대를 돌파하며 롯데칠성, 롯데제과에 이어 황제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이를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있을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영업사원 막말과 물량밀어내기, 방문판매원 빼가기 등 '갑의횡포'로 시끄러웠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약점 화장품 방문판매원 강제 이동 건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정액과징금으로 최고 금액이다.

얼마 전 종결된 피해 대리점주들과의 합의 과정에서도 잡음이 많았다. 반년 넘게 이들과 대립각을 세우다 공정위 발표를 앞두고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을 두고 피해 점주들의 재소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업계에서도 남양유업보다 매출액이 2배나 큰 아모레퍼시픽의 과징금이 지나치게 낮다며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황제주 기업에 이런 씁쓸한 뒷모습을 보면 마냥 박수를 쳐 줄 수가 없다. 누구에게는 상생과 사회공헌을 외치는 따뜻한 얼굴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냉혹한 얼굴로 비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이익 실현을 위해 다른 한편의 사람들의 이익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과연 고객들의 온전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라젠드라 시소디어 벤틀리대학 교수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기업의 첫째 조건으로 고객, 협력사, 사회와의 상생을 꼽았다.

20세기가 '초우량 기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사랑받는 기업의 시대'다. 기업이 단순한 이익실현에서 나아가 사회에 대한 문제를 고민함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연 초 신년사에서 "원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원대한 기업으로 가는 첫 째 조건은 바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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