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은퇴고객은 마인드가 비슷"...은행권, 은퇴금융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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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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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보험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은퇴설계 시장에 은행권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고 있다. 더이상 예대마진으로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은퇴시장을 하나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기존 은퇴 서비스가 주로 연금상품과 관련된 솔루션 제공에 한정돼있다는 점에 착안해 생활자금부터 은퇴 후 건강, 여가까지 챙기는 토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일 창립기념식에서 'IBK평생설계' 브랜드를 론칭하고 은퇴설계전문가 220명으로 구성된 '평생설계 플래너'를 발족했다. 플래너들은 전국 영업점에 배치돼 다양한 생애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에는 해외 전세기 투어, 노래교실, 상조·장례, 건강검진, 재취업·창업 교육 등이 포함된다. 

앞서 지난 4월 신한은행도 '신한미래설계'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70여개의 미래설계센터에 컨설턴트를 배치했다. 이들은 전문적인 은퇴상담 설계는 물론 상속 증여 등 심층상담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사내 교육 및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내 300명의 컨설턴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김진영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장은 "은퇴고객들은 공통적으로 자산을 굴리되 원금을 보호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원한다"며 "은행이 은퇴고객 마인드와 비슷한데다 상품, 서비스 영업채널 등 고객과의 접점이 넓다는 점이 보험사, 증권사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원금을 보전하면서도 수익률을 높인 '저위험-중수익' 상품을 선별해 제공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은퇴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외환은행은 45세 이상 시니어고객을 위한 ‘해피니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피니어 설계 시스템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부분이 급여생활자이고 보유자산 중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것에 착안했다. 고객 소유 주택을 은퇴자산으로 단독, 부부, 가족 설계 등 실질적인 은퇴상황을 가정한 맞춤형 노후 설계 컨설팅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은퇴설계 전문인력인 '하나 행복 디자이너'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550여명을 각 지점에 파견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은퇴 설계 관련 상품을 10여개로 짜고 이 상품을 많이 판 직원에게는 인사 가점도 준다. 

우리은행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는 은퇴자금 준비·운용을 위한 상품 개발부터 종합적인 은퇴 서비스를 아우르는 서비스 개발에 주력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은퇴시장 선점에 바짝 고삐를 죄는 이유는 은퇴설계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66조원 규모이던 사적 은퇴금융 시장은 2020년 98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은퇴금융 추세에 자칫 '겉핥기 식' 서비스가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은퇴사업 담당자는 "은퇴컨설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은행권 전반의 이미지도 실추될 수 있다"며 "컨설턴트를 늘리는 것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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