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 상장주식 자산 1조원

2008년 이후 5년 간 2.2배 늘어나

"금융계열사 실적 호조에 의한 것…비금융계열사는 주식폭락으로 김 회장 자산 줄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사진=동부그룹]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최근 5년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족의 상장주식 자산이 2배 가까이 불어나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 일가족은 또 최근 5년간 계열사로부터 1000억 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준기 회장 부부와 장남 남호(동부제철 부장) 씨, 장녀 주원 씨 등 가족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가치가 2일 종가 기준으로 1조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월 2일 4589억 원과 비교하면 2.2배에 달한다.

보유 주식 자산은 장남 남호 씨가 5577억 원으로 가장 많고 김 회장과 딸 주원 씨가 각각 3322억 원, 1584억 원이었다.

남호 씨 남매의 보유 주식 자산은 2009년 초보다 각각 165.4%, 170.5% 급증했고 김 회장 주식 자산도 77.3% 늘어났다.

또 김 회장 일가는 2009∼2013년 상장 계열사로부터 모두 988억 원의 주식 배당금을 받았다.

장남 남호 씨가 5년 동안 받은 배당금은 524억 원으로 가족 중 가장 많았다. 2011년과 2012년에 받은 주식 배당금만 각각 116억2000만 원과 134억5000만 원에 달했다.

김 회장 역시 2009년 53억7000만 원, 2010년 62억1000만 원, 2011년 68억2000만 원, 2012년 77억2000만 원, 2013년 49억1000만 원 등 매년 꾸준히 계열사로부터 수십억 원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실적 호조로 주가가 오르면서 배당금이 1000억 원 수준이 된 것"이라며 "최근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비금융계열사의 경우 주식가격 폭락으로 김 회장 일가의 상장 주식자산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총 1000억 원의 배당금 중 비금융계열사에서 가져간 돈은 70여억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작년의 경우 비금융계열사에서 지급된 배당금은 한 푼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동부화재에서 김 회장은 49억1000만 원을, 남호 씨 남매는 각각 94억 원과 28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현재 김 회장과 남호 씨 남매는 동부화재 지분을 총 26%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부화재 7.87%와 동부화이텍 3.61%, 동부건설 23.97%, 동부CNI 12.37%, 동부제철 4.21%, 동부증권 5.00% 등의 상장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장남 남호 씨는 동부화재 14.06%와 동부증권 6.38%를 확보하고 있으며 동부CNI(18.59%), 동부로봇(9.31%), 동부제철(7.70%), 동부건설(4.05%), 동부하이텍(2.04%) 등도 보유 중이다.

딸 주원 씨는 동부화재 4.07%를 갖고 있으며 동부CNI 10.15%와 동부제철 1.30%도 보유했다.

한편 채권단은 동부그룹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김 회장의 장남 남호 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의 추가 담보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그동안 금융과 비금융 부문을 철저히 분리 운영해 왔기 때문에 남호 씨의 동부화재 지분이 비금융계열사의 구조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