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새시대] "중국 우호적 행보, 실질적 이익 앞에선 우리에 양보 요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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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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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북한 비핵화' 명시, 사실상 어려워

김한권 아산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사진= 아산정책연구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오는 3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느 때 보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중 관계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국의 태도가 오히려 '북핵 폐기' 등 실질적이고 전략적 이익에 관해선 우리측에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한권 아산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30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어쩌면 중국이 한국에 크게 이해를 바라는게 있어서 이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며 "이런 중국의 적극성이 오히려 한국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한중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북한 비핵화 추진'을 양국 공동명의로 명시하는 것을 추진중이지만 시 주석 측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 비핵화'가 명문화될지 여부에 대해 "중국 측이 정상회담 후 합의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고수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표현에 동의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방중 당시 채택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는 "양 측은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표현을 넣었다. 당시에도 핵무기 개발의 주체로 북한을 염두에 두면서도 중국의 반대로 '북한'이라는 단어를 넣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명시적인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한·중 공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중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중국 측의 입장은 북한이 시 주석 방한에 즈음해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무력시위는 시 주석이 자신들을 제쳐놓고 남한을 국빈 방문하는데 큰 충격을 받은 데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논의를 미리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 청와대]

다만 그동안 북중 관계 이상 기류도 감지되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이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한다는 강도 높은 수준의 대북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 주석이 취임 후 전통적 우호관계를 견지하고 있는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최근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크고 작은 무력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측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북한을 직접 거론하며 '비핵화'를 천명하기에는 아직까지 중국의 근본적 대북정책에 변화는 없다.

김한권 중국연구센터장은 "현재 중국이 북한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거나 기존에 유지하기로 한 남북한간의 일정선 이상의 균형 정책을 완전히 깬다고는 볼 수 없다"며 "어쩌면 (중국이 '북한'을 직접 명시할 수 없는 중국의 사정을) 한국에 크게 이해를 바래 이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한국에 이해를 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북중 관계나 남북간 균형외교를 취하려는 중국의 근본적 외교전략차원에서 볼 때, 중국이 북한을 간과하고 한국에 지나치게 우호적이고 적극성만 보이는데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에도 중국은 북한에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지만 결과적으로 전력적 중국의 대(對)북정책에 변화가 없었고, 북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으로 끝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가지 호의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 주석의 방한에는 중국의 판다(panda) 한쌍을 한국에 임대해 줄 것으로 알려져 '판다외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자국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증정하는 판다외교를 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구 소련 시절 소련과 미국, 영국 등 국가에만 판다를 임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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