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중국이 꿈꾸는 고속철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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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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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동남아, 극동지역 잇는 거대한 고속철

[그래픽=아주경제]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꿈꾸는 고속철 실크로드가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나 영국의 차세대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중국의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기로 합의한 이후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중국의 고속철 구상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신경보와 남방도시보는 19일 보도를 통해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유라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각각 고속철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전략들은 하나 둘 현실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유럽, 중앙아, 동남아 3대 철로망

우선 유라시아노선이란 런던에서 출발해 파리, 베를린, 바르샤바, 키예프, 모스크바, 카자흐스탄으로 연결되는 노선이다. 카자흐스탄까지 온 고속철 노선은 직접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烏魯木齊)로 들어와 란저우(蘭州)를 거쳐 중국 각지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 바로 몽고의 울란바토르로 연결된 후 네이멍구(內蒙古) 만저우리(滿洲里)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와 함께 만저우리와 하바로프스크를 잇는 고속철도 계획중에 있다. 이렇게 되면 런던에서 극동지역의 러시아 하바로프스크까지 고속철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고속철이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로까지 연결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두번째 고속철 실크로드인 중앙아시아노선은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루무치를 통해 중국에 들어오게 된다. 이 노선은 터키에서 베를린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는 과거 실크로드를 연상케 하는 노선이다. 세번째 노선인 동남아시아 노선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출발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를 이어 싱가포르까지 이어진다.

유라시아노선, 중앙아시아노선, 동남아노선이 모두 연결된다면 동남아시아의 여름과일이 고속철을 이용해 중앙아시아는 물론 시베리아, 북유럽 지역까지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의 밀이 고속철을 타고 유럽과 극동지역으로 운송될 수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자동차와 기계가 고속철을 타고 중국 각지로 직접 배송되는 그림도 가능하다. 중국이 중심이 된 글로벌 고속철 물류망은 거대한 경제적 정치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고속철. [사진=중신사]



◆우루무치 노선의 전략적 가치

고속철 실크로드 완성을 위해 중국은 현재 20~30개 국가와 고속철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는 이달 초 신장자치구 우루무치와 간쑤성 란저우를 잇는 1776㎞의 고속철이 개통됐다. 이 노선은 만년설이 덮인 고산지대, 사람은 물론 동물도 살 수 없는 습지대, 기반이 약해 시공이 힘든 사막지대 등을 통과한다. 노선에는 해발 3607.4m, 길이 16.336㎞의 고산 터널 구간도 포함됐다. 이 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속철도 터널이다.

란저우-우루무치 노선은 지난 2009년 착공되서 1400억 위안(약 23조원)의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투입됐다. 게다가 우루무치를 찾는 손님이나, 우루무치에서 내륙으로 나오는 손님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우루무치-란저우노선’은 엄청난 적자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은 우루무치를 통한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노선의 전력적 가치를 높게 보고 있으며, 이를 국가의 장기 전략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실크로드 경제, 국가미래전략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경 한나라때 장건이 개척한 무역루트다. 이 길을 통해 중국의 비단이 로마까지 팔려나갔으며, 중국에는 기린, 사자와 같은 진귀한 동물과 호두, 후추, 토마토, 유리 만드는 기술 등이 전해졌다. 실크로드를 이용한 무역은 당나라 시대 가장 활발했다. 실크로드무역은 중국에 막대한 부를 가져왔다. 중국의 고속철 실크로드가 세계시장을 향해 질주하면 중국은 다시 한번 물류와 교통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신(新)실크로드 경제벨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았다. 당시 카자흐스탄의 한 대학 강연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만들어 공동번영과 협력의 시대를 열자"고 언급했으며, 그 후 18기3중전회와 국무원의 '정부공작보고'에서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2014년 소치올림픽 기간에는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연결 문제에 대해서 전략적 합의를 했다.

이어 올해 3월 시진핑의 유럽 방문 기간 동안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가 또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랑스에서의 첫 일정지가 고대 실크로드의 서쪽 종착지인 리옹(lyon)이었으며, 독일 방문에서는 뒤스부르크(Duisburg) 항구를 방문했다. 세계 최대의 내륙항이자 유럽의 중요 교통 물류 허브인 뒤스부르크 항구는 우루무치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직접 도달할 수 있는 ‘신장-유럽 국제철로’의 종착점이기도 하다.
 

중국의 고속철.[사진=중신사]



◆성과내는 리커창의 고속철 외교

고속철 실크로드를 완성하기 위한 리커창 총리의 노력도 차츰 결실을 맺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취임하고 5차례 해외 순방길에 올라 4차례나 고속철 수출을 협의했다. 리커창 총리의 영국 방문시 발표한 양국 공동성명는 고속철이란 단어가 2차례 언급됐다. 양국이 추진하는 고속철은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앞서 작년 11월 루마니아에서 열린 제3회 '중국-중·동유럽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중국, 헝가리, 세르비아 3국의 고속철 건설 합의안은 현재 실무자들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노선을 위한 리 총리의 노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10월 리커창 총리는 태국을 방문해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세 차례 고속철 이야기를 꺼내면서 공격적인 세일즈에 나선 바 있다. 리 총리는 "중국측은 태국의 고속철건설 참여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고속철 건설비용으로 현금 대신 태국의 농산품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는 라오스와 미얀마를 잇는 철도망과 고속도로 건설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항구와 공항사업에서도 합작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모두가 완성될 경우 중국은 미얀마와 라오스를 거쳐 태국까지 자국의 고속철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고속철 강대국 중국

중국의 고속철기술은 이미 세계 정상급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세계 최대 고속철 철로 시공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철도망은 고산·사막·늪지대, 다리가교, 열대·한대지방 등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모든 지형에 적용될 수 있다. 고속철 열차의 안정성이나 시스템 역시 괘도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국 고속철의 해외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1년 터키에 고속철 설비를 수출했으며 2012년에는 터키 고속철2기공정을 수주했다. 같은해 이란과 22억 달러의 고속철사업(길이 580km)을 따냈다. 라오스·태국·브라질 등과는 고속철 합작 MOU를 체결했으며, 미얀마·폴란드·인도와는 협상이 진행중이다. 천밍밍(陳明明) 전 주스웨덴 중국 대사는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가 중국 고속철과 경쟁관계에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자금력 측면에서 중국보다 못하며 설비 가격 역시 중국보다 비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시보는 19일 "중국내 기업이 올해 이후 해외에서 철도분야에서 체결한 계약이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면서 계약규모는 올해 하반기에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베이처(北車)와 중국난처(南車) 등 철도업체들이 체결한 신규 계약은 고속철 분야가 두드졌다면서 '중국이 고속철 해외 진출'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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