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창욱, '기황후' 전과 후? "난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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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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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는 아이러니한 작품이다. 방송 전 역사왜곡 문제로 홍역을 앓았지만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배우에 대한 찬사는 높아졌다.

'기황후'는 하지원, 백진희, 진이한 등 많은 배우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최대 수혜자를 꼽자면 단연 지창욱이다. 유약한 황태자가 진정한 왕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기승냥(하지원)을 향한 집착 강한 사랑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타환 역의 지창욱을 지난 14일 서울 청담동 카페에서 만났다.

"'기황후'를 시작했을 때 많이 걱정했어요. (역사왜곡이) 사실이기에 부정할 수도 없는 일이고, 역사왜곡에 대해 어떻게 임해야 할지 스스로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애써 신경 쓰지 않고 타환이라는 역할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다행히 재미있게 봐 주셔서 정말 감사했고요."
 

[사진=이형석 기자]


지창욱은 후회 없는 연기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수많은 회의를 거쳤고 혼자서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잠자는 시간도 반납한 채 대본을 분석하고 이해하려 애썼다. 그런 노력은 '미친 연기력'이라는 호평으로 돌아왔다.

"대본 안에서 타환의 모든 것을 찾으려 했어요.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이코패스 같은 연기가 주를 이뤘는데 사실 살인마라는 이미지가 두루뭉술하잖아요. 미쳐가는 과정,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말하고자 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찾으려고 했죠. 그 고민의 시간들이 시청자에게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 자신이 연기할 때는 크게 반영됐다고 생각합니다."

'기황후' 타환과 인간 지창욱은 얼마나 비슷할까? "많은 부분이 닮았고 동시에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답했다. 모호한 듯하지만 가장 명확한 답변이다.

"저 스스로 타환을 찾기도 하고 상상을 통해 만들어 내기도 했어요. 내 안의 지질한 부분, 집착하는 모습을 키워 타환에 맞게 변형한 거죠. 지창욱만의 타환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사진=이형석 기자]


지창욱은 KBS2 '솔약국집 아들들', KBS1 '웃어라 동해야', SBS '무사 백동수', tvN '총각네 야채가게', MBC '다섯 손가락' 등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현대극과 사극, 요리사와 피아니스트를 오가는 동안 다양한 연기 경험은 배우 지창욱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황후'에서 그가 가장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타이틀 롤을 맡은 하지원은 누구나 꼽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였고 전국환과 김서형, 조재윤, 이원종 등 쟁쟁한 선배들이 포진해 있었다. 지창욱은 '기황후'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함께한 배우들의 도움을 꼽았다. "제가 주연배우이긴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분들 덕분에 제가 조금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요"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기황후'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작품 전과 후가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작품 하나로 제가 바뀌거나 삶이 달라지진 않죠. 분명한 건 추억과 경험이 쌓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 주는 지표가 되는 소중한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지창욱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가져다 준 '기황후'. 어쩌면 지창욱은 오래 전부터 자신의 자리에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 온 배우였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제야 발견했을 뿐. 발견의 기쁨은 언제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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