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시장 향방은? '조정'이냐 '붕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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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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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빙산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 2월 중순 홍콩의 한 언론이 중국 부동산 시장을 빗대 묘사한 말이다. 그 동안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어오던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이 서서히 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부동산 시장 곳곳서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부동산 시장이 ‘미세조정’을 겪는 것이냐 아니면 실제로 붕괴되고 있냐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갖가지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UBS은행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일 '중국 부동산시장 거품붕괴 이미 왔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15%로 이로 인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015년 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주택가격 하락보다 주택 건설공사 규모 감소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는 중국 경제 성장에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부동산투자가 고정자산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분의 1을 차지하며, 부동산 건설이 GDP의 1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보고서는 중국 주택건설량 증가세가 10% 둔화하면 중국 GDP 성장률이 2.5% 감소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택 과잉 공급과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자금 경색 때문에 중국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을 맞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6%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또 “올해 1분기(1∼3월) 중국의 26개 지방 가운데 4곳의 부동산 투자가 많게는 25%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투자 급감세가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주택시장 곳곳에서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 주택시장 성수기로 알려진 노동절 황금연휴 기간(1~3일) 중국 주요도시 주택거래는 침체된 양상을 보였다. 중위안부동산연구센터 통계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중국 54개 주요 도시 주택거래량은 9987채에 불과해 1만채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년의 1만4642채보다 무려 32.5% 급감한 수치다. 특히 1,2선 도시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4개 도시 주택 거래량은 1046채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100대 도시의 평균 집값도 ㎡당 1만1013위안으로 전월에 비해 0.1% 오르는 데 그쳤다. 2012년 6월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한 부동산 가격 상승폭은 올해 들어 크게 둔화돼 1월 0.63%, 2월 0.54%, 3월 0.38%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1선 도시 주택 거래량이 현저히 급감하는 양상을 띠었다. 통계에 따르면 4월 중국 상하이 신규주택 거래면적이 전달 대비 2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베이징이 20%, 광저우가 14%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이 6일부터 시작한‘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징조인가’라는 내용의 여론조사에서는 7일 0시 기준 모두 2150명이 참여한 가운데 45%가 ‘거품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 41%가 ‘거품붕괴가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15%만이 ‘거품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는 데 그쳐 중국인들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난닝ㆍ우시ㆍ항저우 등 많은 도시에서 제한된 범위에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부양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저가 자가용 분양주택 공급량 증가 부동산 통합등기제도 출범 우려 등에 따라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것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초 중국이 양도세 징수 등을 포함한 '국5조' 부동산 억제책 지침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구매 심리를 부추겨 올해 상대적으로 주택거래량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일부 2선 도시나 3,4선도시 등 일부 부분적인 현상일뿐 1선 도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1선 도시에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설은 과장된 것이라며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를 겪고 있는 것 뿐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CIFI홀딩스 린중(林中) 회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너무 좋지도 너무 나쁘지도 않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단기적인 주기성 파동으로 거품 붕괴까지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도시화 개발과정이 현재 진행중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및주택연구회 구윈창(顧云昌)부회장도 전체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작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일부 몇몇 도시에서는 커다란 변곡점을 겪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 거품이 크게 있고 붕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6일 ‘분기 통화 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과 지방정부투자기관(LGFV), 공해 유발, 과잉생산 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인민은행은 연례 금융 안정 보고서를 발표해 중국의 주요 17개 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점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들이 위기시 충격에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동산 (개발) 부문과 자산운용 상품, 그리고 지방정부 채권의 (디폴트) 위험에 대해 더 경각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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