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내 인상?" 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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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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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듯한 분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시그널(신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깜짝 인상은 없을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오는 9일 열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동결이 유력시된다. 다만 향후 인상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의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상당한 가계대출 억제효과가 있으며 저소득층을 포함한 모든 소득계층의 이자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는 적정 시점에 금리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하면 향후 경기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경우 자산버블 형성ㆍ가계부채 증가ㆍ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ㆍ시중자금의 단기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함께 한은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시장금리가 2%포인트 상승해도 금리, 소득, 주택가격 등의 측면에서 동시에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가계 재무건전성은 거시경제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자수입 증가로 인한 고소득층의 가계수지 흑자폭이 대출이자로 적자를 보는 저소득층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가계의 이자수지 흑자규모는 2조8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한은의 이달 조사통계월보에는 인플레이션율 외에 금융변수까지 고려한 금융중립적 국내총생산(GDP) 갭률을 추정한 보고서가 실렸다. GDP갭은 잠재GDP와 실질GDP 간 격차를 뜻하며, 이것이 마이너스를 보인다는 것은 현재 경제 성장률이 잠재여력보다 낮다는 의미다. 

추산결과 이전 방법에 비해 마이너스 폭이 더 줄었다. 이는 GDP갭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갭률이 플러스가 되면 실제 성장여력이 잠재치를 웃돈다는 의미여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욱 키운다.

한은은 현재 GDP갭이 내년부터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새로운 추정방식도 기존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시기가 빨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런 상황으로 미뤄볼 때 한은이 연내 금리 정상화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칼럼을 통해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불확실한 경제 회복 흐름, 침체된 부동산시장 등 자산가격 흐름 등을 고려하면 연내 인상의 필요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현재로서는 연내 동결 기조가 바람직해 보이지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결정하더라도 인상 속도가 매우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4일(현지시각) 아세안+3ㆍ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은 말한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6개월 후에 금리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면 2~3개월 전엔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소통으로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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