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잇딴 영토 빼앗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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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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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간의 영토 빼앗기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7일 경기도 의왕시 백운지식문화밸리에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출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3일 이 사업을 추진 중인 의왕백운 PFV와 복합쇼핑몰 부지에 대한 매입 약정을 맺었다.

눈에 띄는 것은 당초 신세계가 이곳에 복합쇼핑몰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7월 의왕시와 백운지식문화밸리 복합쇼핑몰 건립 투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신세계가 라이벌인 롯데에게 사업을 빼앗겼다는 의미다.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공룡들이 영토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1라운드 :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가로채기' 논쟁

이들의 영토 전쟁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세계가 롯데가 아울렛 출점을 위해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은 부지를 사들이면서 양측간 대립이 시작됐다.

신세계는 2009년 3월 부동산 개발업체인 CIT랜드와 지금의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 있는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 부지를 매입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 땅은 롯데가 아울렛 출점을 위해 지난 2008년 CIT랜드와 20년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은 곳이었다. 당시 롯데는 임차에서 매입으로 계약을 변경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이러던 와중 신세계가 이 부지를 먼저 확보한 것이다. 당시 신세계 측은 CIT랜드 측이 롯데에 임대차 계약 해지를 이미 통보했고 매입가격도 적당해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즉각 반발했고, CIT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당시 크게 격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신세계가 먼저 2011년 3월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했고, 롯데는 이보다 9개월 늦게 아울렛의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

◆ 2라운드 :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매각 놓고 법정 싸움

파주에서 물 먹은 롯데는 정확히 1년 만에 인천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알짜 점포 가운데 하나인 인천점을 매입해 버린 것이다. 이 점포는 연매출이 7000억원을 웃돌 정도로 신세계에게 중요한 점포로 손꼽힌다.

롯데는 이를 위해 지난 2012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들어서 있는 인천터미널 부지 인수와 관련해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매각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양측이 금리 보전 조항을 수정하며 계약을 밀어붙였다. 신세계는 매매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지만 기각되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지난 2013년 1월 인천시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들어서 있는 건물을 포함해 인천터미널 부지를 9000억원에 일괄 매입키로 계약했다.

신세계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6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말소해 달라며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은 올해 2월 이마저도 소송을 기각했다.

현재 신세계는 본사차원에서 판결문 내용과 법률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결과, 1심 재판에서 청구 적격자체는 인정받는 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점포 출점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가 곳곳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면서 "양사간 영토 빼앗기 전쟁이 당분간 지속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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