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특금신탁 ABCP 쏠림에 신용위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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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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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지나치게 많이 사들이는 바람에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금신탁에 들어 있는 ABCP는 부채비율처럼 위험성을 나타내는 적절한 기준이 없어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위험을 감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을 비롯한 5개 금융사는 KT ENS가 발행한 ABCP를 특금신탁에 편입ㆍ판매했으며, 이 탓에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T ENS가 전달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바람에 관련 특금신탁에서 1010억원 상당 지급유예가 발생했다.

삼성증권이 판매한 액수는 28억원으로 전체 판매액(1010억원) 가운데 비중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증권사가 특금신탁을 통해 ABCP를 편입했다가 공개적으로 문제가 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증권사는 특금신탁 내 ABCP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자료를 보면, 21개 증권사 특금자산 가운데 ABCP 비중은 2011회계연도만 해도 전무했다.

반면 2012회계연도에 27%, 2013회계연도에는 35%로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2013년 5월 특금신탁 기업어음(CP) 규제를 강화해 ABCP 비중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ABCP는 부동산, 매출채권을 비롯한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발행하는 CP다. 만일 금융사가 장기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단기 ABCP를 수차례 차환발행하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기초자산 현금흐름이 불확실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인 경우에는 신용위험이 더크다.

이런 이유로 은행은 증권사와 달리 특금신탁 가운데 ABCP 비중을 줄이고 있다.

양진수 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은행과 건설사가 주로 담당한 유동성 및 신용기능을 최근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수행하려고 한다"며 "이로 인해 증권사는 유동성 및 신용위험을 걱정해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ABCP 차환발행 프로그램을 만든 뒤, 차환이 안될 때 직접 나서 매입하겠다는 약정을 맺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ABCP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라며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유동성 약정 규모를 살펴보는 게 대안일 수 있지만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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