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전셋값 상승세, 기간이 중요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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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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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지난 17일 국토교통부 기자실에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이 내려왔다. 이날 한국감정원은 60주 연속 전셋값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도 실장은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전셋값 상승세는 연속 상승기간보다는 상승폭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연 전셋값 상승기간보다 상승폭이 더 중요한 것일까.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는 지난 수십년간의 전셋값 상승세를 간과한 것이다. 단순계산으로도 60주 연속 상승하기 전의 0.1% 상승과 60주 연속 상승 후의 0.1% 상승은 실제 상승폭이 다르다. 또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있는 전셋값이 추가로 오르는 것과 과거 전셋값의 절대적인 금액이 낮을 때 올랐던 것과는 서민들이 느끼는 부담 정도가 다를 것이다.

물론 국토부 공무원들의 고충도 이해는 간다. 일일이 조사를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통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감정원에서는 매주 매매·전셋값 변동률 조사 표본을 전국 776만여가구 중 6228가구만 뽑아서 조사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표본이 많은 데다 통상 2년마다 재계약하는 전세의 특성상 지역과 시기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이날 송석준 국토부 대변인은 "과거 130주 이상 전셋값이 상승한 적도 있는데 60주 상승한 것을 너무 언론에서 과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통계만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전셋값이 1억원일 때 10% 오르는 것과 2억원일 때 7% 오르는 것 중 수치상으로는 후자가 상승폭이 작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서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전셋값은 이미 오른 후에 추가로 오른 금액이 더욱 크다.

최근엔 집주인들이 반전세 및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제도 자체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을 만들고 고민하는 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단순히 전월세 대책이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에만 민감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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